오사카 도톤보리 글리코 맨
20061003 @ 오사카의 상징 Glico Man

이번 4박 5일 일본 간사이 여행은 4박 모두 오사카에서 숙박했다. 오사카가 대도시라 주변 도시로의 이동도 편했고 무엇보다 가성비 좋은 숙소를 구하기 쉬웠다. 분명 잠잘 때만 숙소에 있을 텐데 숙소에 많은 돈을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잠을 잘 때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의 숙소라면 충분하다는 전제하에 발견한 최적의 숙소는 오사카 신이마미야역 근처에 위치한 호텔 라이잔(Hotel Raizan)이었다. 믿을 수 없는 초저가였음에도 여성 전용 층과 1인실도 있어 나에겐 충분한 조건의 숙소였고 이번 여행 기간 내내 정말 편하게 이용했다. 나처럼 잠자는 시간만 숙소가 필요한 여행자라면 가성비 최고 오사카 숙소로 추천할 만하다.

호텔 라이잔 예약하기

주소: 1 Chome-3-3 Taishi, Nishinari Ward, Osaka, 557-0002 JAPAN
Tel: +81 6-6647-2195

나는 전화로 예약 문의를 했다. 이 방법밖에 없었다. 한국 주민등록증이 없는 나는 한국의 웹사이트에 회원가입 자체가 대체로 불가능하다. 주민번호 대신 사용하라고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급해 준 재외국민등록번호로는 회원가입이 안 돼서 원래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미성년자라고 나온다. 한국에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 짜증…

이미 회원가입이 되어있는 미국/캐나다 호텔 예약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하려면 미국/캐나다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야 되는데, 그렇게 결제를 하면 신용카드 대금을 시중 은행에 방문해 외환업무 코너에서 수수료 내고 money order(수표)를 주문한 후 국제우편으로 발송해야 하는 어마 무시한 뒤처리가 기다리기 때문에 정말 비상사태가 아닌 이상 피하고 싶었다.

결국 호텔 라이잔에 전화를 걸어 예약 문의를 했다. 데스크 직원분이 영어를 잘 하신다. 알려주신 이메일 주소로 예약한 항공권 itinerary를 첨부파일로 보내주면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여 그렇게 예약을 했다. 숙박료는 선결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체크인 시 reception에서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Yeah~

호텔 라이잔 장단점

20061003 @ 가성비 오사카 숙소 호텔 라이잔 여성 전용층 1인용 객실

[장점] 여성 전용층, 지하철, 기차역과 근접, continental breakfast 제공, 저렴한 가격
[단점]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 객실 공간 협소, 신이마미야역 주변에 노숙자 구역이 있음

앞서 언급했지만 호텔 라이잔에서 내가 예약한 객실은 여성 전용층의 1인용 객실로 1박에 2,200엔이었다. 4박 요금은 8,800엔! 게다가 지금 환율이 너무 환상적이라 내가 환전했던 대략 820원으로 계산하면 4박에 약 72,000원이다! 엄청나지 않은가? 세금을 포함해도 8만원을 넘지 않았다. 위에 언급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행자로 최고 가성비 오사카 숙소를 찾는다면? 호텔 라이잔이 답이다!

이 가격에 아침밥도 준다. 물론 조리식이 아닌 간편식이다. 간단한 빵류에 버터와 잼, 과일(사과, 바나나), 음료(차, 우유, 주스, 커피), 시리얼이 제공되는데, 나처럼 아침을 많이 못 먹는 인간으로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하는 경우 나가는 길에 바나나 한 개 챙겨뒀다 기차 안에서 먹으면 딱 좋다.

간사이공항에서 신이마미야역 호텔 라이잔 가는 법

JR패스는 Day 2에 개시하기 때문에 별도로 표를 구매해서 이동해야 했다. 제일 중요한 조건은 최소 환승^^ JR패스를 첫날 개시하지 않은 것은 정말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JR패스로 하루카를 타면 환승이 필요하지만, 라피트나 난카이선 이용 시 신이마미야역에서 환승 없이 하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 라이잔의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부터라 굳이 비싼 라피트 특급을 탈 필요는 없기 때문에 난카이 공항 급행 열차를 타고 신이마미야역에 도착해(약 50분 소요) 호텔 라이잔까지 걸어가면 체크인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할 수 있다… 음, 그래… 원래는 딱 맞춰 도착한다.

그러나 난 길치!

신이마미야역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대략 30분 가까이 헤맸다. 신이마미야에 노숙자들이 생활하는 구역이 꽤 있는데, 하도 헤매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노숙자분들이 누워있는 길 앞을 캐리어를 끌고 이리저리 헤매고 돌아다녔다. 심장이 쫄리는 순간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길을 물어도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물어보면 다 도망감 ㅠㅠ

그래도 내게 일본어와 영어 단어를 섞어서 알려주신 분들은 다들 노인분들이었다. 젊은 애들은 다 도망가고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던데 신기하게 노인분들은 내가 멍 뜨고 있으면 눈치껏 영어 단어로 길을 알려주셨다. 한국과는 정 반대 상황이다. 보통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영어를 잘 하는데… 일본은 그 반대인가???

호텔 체크인 후 오사카 성과 도톤보리 구경

사실 이번 여행 기간 동안 오사카에 할애한 시간은 첫날 오후가 전부였기에 최대한 빠르게 숙소에 짐을 풀고 오사카의 핵심 랜드마크인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어디를 먼저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가 갑자기 일본어로 열심히 뭐라고 하셨다… 그러다 사진을 찍어주시겠다며 여행 가이드라도 된 것처럼 이곳저곳으로 안내하시며 내게 설명을 해주시는 것이다! 이게 대체 뭔 상황이야…

20061003 @ 오사카 주민 할아버지가 찍어 주신 사진들

대체 왜 내 여행 가이드를 해 주시는지 모르겠지만 참 감사하기는 한데, 오사카 성은 안 들어가 봐도 된다며 자꾸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당에 대해 설명을 하시는 것이다 ㅠㅠ 물론 일본인 입장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당이 중요한 것은 잘 알겠다. 오사카 성을 축성한 것이 도요토미 히데요시기도 하고… 그렇지만 굳이! 한국인으로서 사당에 참배할 것도 아닌데 자꾸 사당 쪽으로 가시길래 “다메”를 외치며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가 일본어 설명을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러시는 거지? 나중에 가이드 비용을 요구할 작정인가? 아니면 약간 이상하거나 위험한 사람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왔다 갔다 했다.

나는 오사카 성을 보러 왔는데, 자꾸 오사카 성은 볼 것 별로 없다며 오사카성 공원 부지 내 이곳저곳으로 안내하시는 것이어따!!! 점차 불안해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도톤보리에서 일본에 사는 친구랑 만나기로 했다는 거짓부렁을 떠듬거리는 일본어로 외쳤다.

와타시노 토모다치… 도톤보리… 요지한마데.. 이마 슛파츠….

아 놔. 문장을 만들 능력은 안되고 내가 아는 단어의 조합으로 대충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니 또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 할아버지! 일본에 친구가 있냐, 일본인이냐로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 세례. 하아…

다이가쿠노 토모다치데스!!! 아메리카징데스!!!

질문 폭탄에서 벗어나려고 얼른 작별 인사를 드리고 이제 자유의 몸이 되겠구나 싶었지만… 이 할아버지는 대체 무슨 이유인지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준다는 것이다!!!! OH MY GOD… 대체 왜?????

20061003 @ 들어가 보지 못해 아쉬웠던 오사카 성

결국 할아버지와 함께 지하철역으로 향하면서 아쉬운 마음에 오사카 성 사진을 기념으로 한 장 찍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자꾸 그만 가시라고 해도 꿋꿋하게 지하철 역사까지 따라오시더니 정말 놀랍게도 지하철 표를 사 주셨다!!! 이상한 분인가 싶어서 도망가는 거였는데 사실은 그냥 (((과도하게))) 친절하신 분이었나 보다. 의심한 것이 죄송하여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드리고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톤보리에 도착했다. 어두워져야 번쩍번쩍한 네온사인을 볼 수 있기에 이른 저녁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20061003 @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도톤보리 구역의 간판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6시가 넘었을 뿐인데 이미 어두워진 상황! 일본이 한국의 동쪽에 있으니 시차가 없어도 더 빨리 어두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톤보리 구역의 간판들은 상점의 특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조형물로 이루어져 있어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간판만 봐도 그 상점이 무슨 상점인지 일본어를 전혀 못 읽어도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매우 시각적으로 직관적이었다.

사람이 정말 많고 너무 번화해서 내 취향에 맞는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방문해 보기 좋은 장소였다. 일찍 어두워지고 일찍 해가 뜰 테니 Day 2 교토 일정을 위해 첫날 일정을 이만 마무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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