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명소 앙코르 왓(Angkor Wat)은 162.6 헥타르 (약 50만 평)에 이르는 규모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건축물이라고 한다. 앙코르 왓은 앙코르 유적 (Angkor Ruins)의 하이라이트이자 캄보디아의 국기에도 등장하는 나라의 상징으로 앙코르 유적의 백미이다. 우리 모녀도 그 유명한 앙코르 왓의 한 폭의 그림 같은 일출(日出)을 보기 위해 캄보디아 여행 Day 2의 첫 일정으로 앙코르 왓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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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명소 앙코르 왓, 왜 유명할까?
12세기 초에 수리야바르만 2세 (Suryavarman II)에 의해 건설된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은 앙코르 유적의 수많은 사원들과는 다르게 서쪽 방향을 향하고 있는 유일한 서향 사원이다. 당연히 앙코르 왓의 정면에서 일출을 바라 볼 수 있는 유일한 사원이라는 뜻이 되겠다. 자연스레 사원이 역광 방향이 되므로 어둠에 잠긴 앙코르 왓의 검은 실루엣 뒤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에 오색으로 물드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은 많은 사진사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일출 촬영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다.
비슈누(Vishnu)를 모신 서향(西向) 사원
앙코르 시대의 사원들이 힌두 신 시바(Shiva)을 모신 사원인 것에 반해 앙코르 왓은 비슈누(Vishnu)를 모신 사원이다. 앙코르 왓이 서쪽을 향해 지어진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수리야바르만 2세가 이 사원을 국가 사원의 역할뿐만 아니라 본인의 영묘로 사용하기 위해서 죽음을 뜻하는 서쪽 방향으로 건설했다는 것이다. 앙코르 왓의 회랑 벽면을 가득 채운 저부조(bas-relief) 속의 이야기 흐름이 장례 의식의 흐름과 동일한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일반적으로는 시계방향으로 진행함)을 그 증거로 들고 있다.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이 모시는 주신(主神)이 서쪽을 상징하는 비슈누이기 때문에 서향으로 지어졌다는 설도 존재한다.
앙코르 왓 1층: 미물계(微物界)와 2층의 인간계(人間界) 사이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앙코르 왓까지는 툭툭으로 15분 정도 거리다. 일출 명소 앙코르 왓 관람에 최적화된 숙소다. 명품 일출을 직관하기 위해 호텔에서 새벽 5시 반에 출발해서 자리를 잘 잡고 대기를 했으나 구름이 너무 많아 기대했던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아쉽다… 아무리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이라 해도 항상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조식을 먹으러 호텔로 돌아가기 전 조금이라도 시원한 시간대에 쾌적하게 앙코르 왓의 일부를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뙤약볕이 쏟아지면 야외는 둘러보는 것이 힘들어질 것 같아 1층과 2층 사이의 잔디밭을 산책했다. 1층은 미물계(微物界), 2층은 인간계(人間界), 그리고 마지막 3층은 천상계(天上界)라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잔디밭에서 올려다 보이는 2층은 정말 까마득하게 높았는데, 올라가는 계단의 경사도가 남다르므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올라가기가 힘들어 보였다. 사진을 찍겠다며 이 계단을 오르내려 보니, 미물이 인간으로 승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생각이 든다.
앙코르 왓 2층: 인간계(人間界)에서 3층 천상계(天上界)에 오르다.
아침 식사를 위해 잠시 호텔에 다녀온 후 다시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의 탐방이 시작되었다. 2층에서 시작된 탐방은 이미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 때문에 조금씩 힘이 들기 시작했다. 새벽까지는 좋았는데 밥 먹고 오니 아침 시간인데도 매우 덥다. 새벽이 아니면 관람이 힘들어서 일출 명소가 된 건 아닐까? 잡다한 헛 생각을 끝내고 더 더워지기 전에 재빠르게 신분 상승의 계단을 올랐다. 계단이 엄청 가파르기 때문에 마마님은 인간인 것에 만족하기로 하며 천상계로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딸내미를 인간계에서 기다려주시기로 하셨다. 올라가는 것보다는 내려가는 계단이 조금 아찔하다. 힘들게 다리품을 팔고 올라간 천상계는 정말 별것 없었지만, 최고 층을 찍은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앙코르 왓의 최고 관람 포인트: 회랑 벽면의 저부조 (bas-relief) 조각
시간이 제한적인 관람객이라면 3층의 천상계를 굳이 올라갈 필요 없이 1층 회랑(Outer Gallery)의 벽면을 아름답게 수놓은 저부조(淺浮雕)라 불리는 얕은 돋을새김 조각 관람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1층 회랑은 각 방향의 회랑(Gallery)마다 좌/우로 두 개의 동(Wing)이 있다. 정문인 서쪽 문을 통해 서쪽 회랑(West Gallery)로 입장한 후 남측 동(South Wing) 방향인 오른쪽으로 꺾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서-남-동-북-서] 회랑 순서로 관람해야 저부조가 서술하는 이야기의 순서에 맞춰 관람할 수 있다. 총 3.6km에 달하는 1층 회랑의 벽면은 힌두교의 대 서사시인 라마야나 (Ramayana)(a)와 마하바라타(Mahabharata)(b)의 핵심 장면을 조각으로 장식했는데, 전체 관람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서쪽 회랑 남측 동 – 쿠룩섹트라의 전투
- 남쪽 회랑 서측 동 – 수리야바르만 2세의 행진
- 남쪽 회랑 동측 동 – 천국과 지옥
- 동쪽 회랑 남측 동 – 우유의 바다 휘젓기
- 동쪽 회랑 북측 동 – 비슈누의 승리
- 북쪽 회랑 동측 동 – 크리슈나의 승리
- 북쪽 회랑 서측 동 – 신과 악마의 전투
- 서쪽 회랑 북측 동 – 랑카의 전투
(a) ⌈라마야나⌋는 ‘라마 왕의 일대기’를 다룬 총 7편의 24,000시절(詩節)로 구성되어 있는 서사시이다.
(b) ⌈마하바라타⌋는 총 18권으로 이루어진 ‘위대한 바라타의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로 라마야나와 더불어 세계 최장편 서사시이다.
한낮이 되기 전에 다음 목적지인 따 프롬(Ta Prohm)의 관람까지 마쳐야 했기 때문에 1층 회랑의 조각을 꼼꼼히 살펴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도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벽면의 조각들은 사람들의 손을 타 유분으로 번들거리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역시 현재의 문화재 관리 방식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거대한 규모가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조각으로 장식된 모습까지 모두 갖춘 캄보디아의 대표 일출 명소 앙코르 왓을 짧은 시간이나마 둘러보며 왜 앙코르 왓이 수많은 유적 중 가장 유명한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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