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구례 화엄사 근처 산장에서 아침 일찍 눈을 뜬 모녀. 순천-완주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길에 마이산 도립공원에 위치한 마이산 탑사를 구경하기로 했다. 진안군뿐만 아니라 마이산도 머리털 나고 처음 가 보는 거지만 매우 친숙한 이곳! 친할머니가 지인의 임신을 위해 마이산 탑사에서 열심히 백일치성을 드리셨는데, 백일치성 마지막 날 돌멩이 하나가 할머니 치마폭으로 굴러들어 와 엉뚱하게 지인분이 아니라 할머니가 덜컥 늦둥이를 임신하게 되셨단다. 그렇게 태어난 늦둥이가 바로 우리 아빠. 덕분에 아빠님의 어릴 적 별명이 ‘마이산’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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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탑사 가기 전 구례 오일장 구경
이른 새벽 계곡물소리에 눈을 떴다. 전날 구례 화엄사를 둘러보고 어두워진 후 숙소에 체크인을 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창문 밖으로 화엄사 계곡이 펼쳐져 있었다. 바로 앞이 계곡이라 그렇게 물소리가 크게 들렸구나 싶다. 밤새 비가 열심히 내렸는데 다행히도 아침이 되니 비가 개었다. 여행 날씨 운이 좋은 우리 모녀.
화엄사 계곡은 지리산을 오르는 대표적인 길로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약 7km 정도 길이의 계곡이라고 한다. 이 계곡의 하류에 숙소와 식당들이 몰려 있어 화엄사와 지리산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머무르기 좋았다. 그리고 근방에 ‘화엄사 입구’ 정류장이 있어 자차 운전자가 아니어도 시내버스로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다.
숙소 건너편 식당 밀집 구역에서 그 유명한 섬진강 재첩국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마침 이날이 구례 오일장이라 마이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소박한 구례오일장
구례 오일장은 3, 8장으로 숫자 3과 8이 들어가는 날에 장이 열린다. 이날이 9월 8일이라 장날 당첨! 구례 오일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어수선하지 않고 잘 정돈된 그런 느낌의 장터였다. 사람이 북적이는 시장을 매우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냥 차 안에서 기다릴 예정이었지만, 장날 규모도 그리 크지 않고 복잡하지 않아서 마마님 옆을 쫄래쫄래 쫓아다녔다는…
사실 도시인들은 지역의 장날이 엄청 크고 뭔가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으리라 지레짐작하지만 (아닌가? 나만 그런가?), 실제로는 도시의 시장이 제일 크고 없는 게 없이 다 있다. 지역의 작은 동네 장날은 그냥 소소한 것들을 살 수 있는 그런 조그만 시장이다.
열심히 장터 구경은 했지만 구경으로 끝내고 진안 마이산으로 go, go!
임팩트가 남다른 마이산 탑사
진안의 마이산 탑사는 돌탑으로 가득했다. 어느 절이나 소원을 빌기 위한 돌탑이 여기저기 있긴 하지만 마이산 탑사의 돌탑은 비교가 불가했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절에 돌탑이 있다기 보다 돌탑 속에 사찰을 끼워 넣은 듯한 모습이다.
마이산 탑사에 와 본 적이 없었기에 마이산에서 백일치성을 드린 할머니 치마폭에 탑사 돌멩이가 굴러들어 와 아빠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사실 크게 와닿지 않았다. 어쩌다 돌멩이가 채여 들어왔나 보다 했다. 그러나 막상 마이산에 와 보니, 돌멩이가 굴러들어 와서 아빠가 태어났다는 말에 신빙성이 퐈퐈팍 부여되는 느낌이다. 정말 그러한 초자연적 힘이 있을 것 같아 보이는 풍경이다.
마이산 탑의 유래
마이산 탑은 이갑용이라는 사람이 25세(1885년)에 마이산으로 입산하여 10년 동안 120여 개에 달하는 여러 형태의 탑을 쌓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이산에서 수도하던 중 꿈에서 계시를 받아 탑을 쌓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돌탑들은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것으로 높이가 1m 정도부터 15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형태도 각양각색이라 한다. 모두 이갑용이 혼자 쌓은 탑들로 낮에는 돌을 모으고 밤에는 탑을 쌓았다고 한다. 현재 100년이 넘도록 아무리 거센 강풍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니 너무나 신기할 따름! 현재는 80여 개의 돌탑이 남아 있으며, 1976년에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마이산 탑사의 주탑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지탑으로 부부탑 형태인 2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13.5m의 높이로 남/북 방향으로 쌓아 올렸다. 이 천지탑을 정점으로 하여 나머지 탑들을 팔진법이 배열로 쌓았다고 한다.
암벽으로 이루어진 마이산
마이산(馬耳山)은 생김새가 말의 귀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나무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높은 봉우리 두 개를 각각 동봉(수마이봉)과 서봉(암마이봉)이라고 부른다고. 마이산 자체가 대부분이 바위라 그런지 마이산 탑사를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높다란 마이산의 암벽과 돌로 쌓은 탑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 내는 분위기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함이 가득하다. 특히 마이산 탑사 주변의 암벽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암벽이 아닌 움푹 팬 풍화혈로 가득하다. 이렇게 패어 있는 풍화혈에도 작은 크기의 돌탑들이 가득했다. 카메라의 줌이 한정적이라 더 Zoom-In 해서 촬영할 수 없어서 좀 아쉽다.
풍화혈(風化穴)은 해안이나 화강암 산지에서 볼 수 있다. 해안에서는 염기에 의한 풍화 작용으로 인해 형성되고, 마이산과 같은 역암이나 사암, 석회암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해안 지역과 같이 염기 성분이 많은 곳에서 염기 풍화에 의해서 형성되는 경우, 습윤 지역에서 비가 내린 후 약간 파인 부분에 고인 물이 주변을 풍화시켜 점점 커지면서 형성된다. 추운 지역에서는 파인 부분에 고인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쐐기 작용을 하여 파인 부분을 확장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 중 진안 마이산의 타포니(tafoni)는 지금보다 추운 환경에서 얼음의 쐐기 작용에 의해서 형성된 경우이다. 진안 마이산은 역암 지형에서 나타나는 타포니 지형으로 남쪽 사면의 급경사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남쪽 사면은 햇빛에 노출되어 태양열에 의한 기온 차이가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역암 지역이기 때문에 암석을 이루는 자갈과 모래 사이에 물이 침투해서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에서 쐐기 작용[서릿발 작용]에 의해 자갈 암석이 빠져나오면서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타포니 형성 과정에서 빠져나온 돌들은 마이산의 돌탑을 쌓는데 활용되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암벽의 울퉁불퉁한 표면에는 떨어지지 않게 잘 키워 넣은 소원 동전들이 가득했다. 작은 홈이라도 절 때 놓치지 않겠다는 듯 정말 조그만 틈도 놓치지 않고 소원 동전을 꽂아 두었더라. 손이 닿는 높이의 암벽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는지 동전으로 반짝거려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소원 성취를 위한 불굴의 열정!
오묘하고 신묘한 돌탑들과 마이산 암벽의 수많은 소원 동전들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던 마이산 탑사.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이곳 분위기가 정말 소원 잘 들어주게 생겼어!!! 소원이 있는 자들이여, 마이산 탑사로 가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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