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속리산국립공원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오면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말티재자연휴양림에 숙박하게 되었다. 자연휴양림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어왔었고 오래전에 산림청 홈페이지에 회원가입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국내외 여행을 거의 중단했었기에 이제서야 처음으로 자연휴양림에서 숙박을 해 보게 되었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기피하는지라 자연휴양림에서 조용하게 머물며 산책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아주 높았다. 그래서 숙박해 본 느낌이 어땠냐고??? 휴양림마다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 속리산 말티재자연휴양림에는 분명한 장단점이 존재했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다시 숙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글의 목차
말티재자연휴양림 숙박 및 예약 정보
- 충북 보은군 장안면 속리산로 256
- 체크인 15:00 부터 / 체크아웃 11:00 까지
- 체크인 시 쓰레기봉투 구입 (현금만 가능)
- 정수기, 전자레인지 없음 (숲속의 집 기준)
- 산불조심기간(2/1~5/15, 11/1~12/15) 외 바베큐 가능(개인 장비 지참)
성수기를 제외한 일반 예약은 산림청 숲나들e 홈페이지에서 약 한 달 전부터 가능하다. 보통 자연휴양림 예약 경쟁이 엄청 심하다고 하는데, 이번 여행은 비성수기 평일이었고 단풍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라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었다.
말티재자연휴양림 장단점 살펴보기
장점: 최적의 위치, 저렴한 가격
말티재 전망대, 속리산 테마파크와 아주 가깝다. 이번 속리산국립공원 여행 중 방문할 대부분의 목적지와의 이동 동선이 우수하고 국립휴양림답게 가격이 너무 좋다. 숲속의 집 3인실 숙박동 비수기 주중 가격이 39,000원이다. 요즘 세상에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숙박동 내부도 깔끔하게 청소된 상태라 시설이 전체적으로 오래되어 낡은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단점: 악취, 벌레, 산책로 관리 부실
(악취) 화장실 하수구 악취가 극심하다. 내가 후각이 매우 민감한 편이기는 하지만, 냄새에 그다지지 민감하지 않은 마마님도 참기 힘들어하셨다. 거의 호흡곤란 수준! 냄새에 예민하기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인센스까지 챙겨갔지만 소용이 없을 정도로 화장실 하수구 악취는 심각했다. 화장실 안의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거실과 연결된 화장실 문은 상시 닫아두어 거실까지 냄새가 퍼지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들어갈 때마다 숨 참고, 코 막고…
(벌레) 거기에 더해 난생처음 보는 새까맣고 지렁이 비슷하게 길쭉한 벌레를 숙소 화장실과 현관에서 몇 차례 발견한 후 공포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대체 무슨 벌레인지 짐작도 안 가는 미지의 벌레라 더 무서웠다. 끔찍, 소름, 공포, 혐오 등 오만가지의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를 헤매었다. 벌레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마마님조차 너무 끔찍해 하셔서 정말 답이 없었다.
(산책로 관리 부실) 또 하나의 단점은 휴양림 내 산책로 문제였다. 휴양림에 숙박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휴양림 안에서 느긋한 산책 시간을 가지기 위한 것인데… 차도가 아닌 산책로를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예약한 302호 복주머니란 숙박동 바로 옆에서 진입하는 산책(등산)로는 방치된 기간도 상당한지 잡풀이 너무도 무성하여 사람이 지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 300번대 숙박동 전용 주차장 바로 옆으로 난 임도 역시 통행금지 펜스로 막혀 있어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숙박동 근처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산책로가 없어 200번대 숙박동 쪽으로 한번 걸어 올라가 본 것이 전부였다.
숲속의 집 300번대 장단점 살펴보기
장점: 프라이버시 보장
내가 예약한 숙박동은 바로 300번대 숲속의 집 302호 복주머니란이다. 예약 전에 말티재자연휴양림 지도를 보며 최대한 다른 사람과의 접점이 없을 만한 위치의 숙박동을 선택했다. 입실 후 말티재자연휴양림 내부를 구경하며 돌아다녔는데, 역시 제일 안(끝) 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최우선이라면 매우 만족스러울 위치다.
숲속의 집 300번대는 딱 3개 동뿐이고 충분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위치다. 302호 복주머니란과 마주 보는 301호 솔나리가 조금 더 높은 곳에 있긴 한데 내려다보는 위치가 아닌 측면이라 서로의 시야의 밖이었다. 그리고 도로가 301호와 302호 앞에서 끝나기 때문에 어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는 위치다. 301호와 302호 사이로 산책(등산)로가 있긴 하지만 위에 위에 설명한 대로 관리 부실로 없는 것과 같아 human traffic이 전혀 발생할 수 없다.
반면 303호 댕강나무는 3개 숙박동 중에 제일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데, 걸어서 300번대 바로 아래 위치한 주차장이나 200번대 숙박동 방면으로 걸어 올라갈 때 바베큐 공간이 시야에 계속 잡혔다.
- 301, 302호: 완벽한 프라이버시 보장
- 303호: 대부분의 200번대 숙박동 보다 월등한 프라이버시 보장
단점: 엄청난 급경사
도로가 매우! 격하게! 급경사다. 체크인할 때부터 안내데스크에서 급경사 구간에 대한 안내를 해 준다. 그래서 300번대 숲속의 집 아래로 별도의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다. 동절기 빙판길이라면 100% 모험하지 말고 아래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사실 빙판길이라면 그냥 300번대 숲속의 집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차는 주차장에 주차한다 해도, 결국 사람은 짐을 들고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니 말이다.
무릎이 안 좋으신 어르신이나 혼자 걷기 힘든 아동을 동반한 숙박이라면 절대 No No! 초보운전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301~302호의 경우는 숙박동 바로 앞 주차 공간의 경사가 극심해 오르막을 오른 후 tail-in으로 주차를 하기 위해 차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데, 초보운전자라면 높은 확률로 매우 힘들 수 있다.
- 주차 시 앞 바퀴 수직으로 꺾어둘 것
- 302호 주차 공간 옆에 큰 짱돌이 구비되어 있음. 안전을 위해 바퀴 밑에 괴어둘 것
말티재자연휴양림 총평
속리산 방문 시 말티재자연휴양림을 다시 이용할 맘이 있는가 묻는다면 No No! 사람마다 참을 수 있는 개개인의 tolerance가 다르겠지만, 나에게 악취와 벌레의 조합을 참을 것인지 돈을 4~5배 더 쓸 것인지 묻는다면, 그냥 돈을 더 쓰는 쪽을 선택하겠다. 물론 그 가격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국립자연휴양림을 처음 이용해 본 것이기에 정확한 기준치를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블로그에서 찾아본 자연휴양림 후기들은 다들 칭찬 일색이었으니까. 벌레 공포증이 없고, 냄새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면, 이보다 더 좋은 숙소가 어디 있겠는가?
“저렴하고, 위치도 너무 좋고, 조용하고, 풍경도 죽여주고”
속리산에는 말티재자연휴양림만 있는 게 아니다. 공립인 숲체험휴양마을도 있다. 둘 다 숲나들e 웹사이트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이용 후기만 봐도 말티재 보다 숲체험휴양마을이 월등하게 좋다. 2017년에 개장한 숲체험휴양마을과 2000년에 개장한 말티재자연휴양림을 단순 비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숲체험휴양마을에는 수영장도 있어 아이 동반 이용객들에게 엄청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나는 수영장 같은 시설이 없는 조용한 곳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 숲체험휴양마을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악취나 벌레 고민이 없다면 다음 번 기회에는 말티재 말고 숲체험휴양마을에서 숙박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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