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남산 산책로 벚꽃 터널을 따라 올라가며 봄을 즐길 시간이다. 남산골 한옥마을 관람을 마치고 뒤편으로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서울천년타임캡슐 공원이 나온다. 타임캡슐의 느낌이 나는 조형물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 고급 지지 못한 눈에는 영 생뚱맞아 보이는 조형물이 있었다. 나름 예술가님의 심오한 의도일 텐데 내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거니 생각하고 조형물 사이를 통과했다. 사진을 찍어볼까 했는데 어떻게 각도를 잡아도 영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타임캡슐 공원을 가로질러 나가면 옆으로 육교가 보인다. 그 육교를 건너면 차량 통제 중인 터널이 나오고, 그 터널을 지나 바로 앞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남산 산책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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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산책로 벚꽃 터널을 따라 걷다
남산골 한옥마을 쪽에서 타임캡슐 공원을 거쳐 넘어오면 남산 산책로 벚꽃 터널의 시작점이 아닌 약간 샛길 지름길처럼 산책로에 진입한다. 역시나 계절이 계절인 만큼 남산 산책로 벚꽃 터널을 따라 남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산책로 양옆으로 가득한 벚나무들이 살살 부는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릴 때마다 벚꽃 눈이 내렸다. 봄날 오후 특유의 낭만적인 느낌이다. 남산 산책로 벚꽃 터널을 따라 남산 공원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떠 뽀얀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산책로 한쪽은 말랑말랑한 우레탄으로 코팅을 해둬서 그런지 발도 폭신폭신해 걷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기분 좋게 도착한 남산타워엔 상춘객들로 북적북적했다. 봄 소풍을 나온 건지 사생대회를 나온 건지 어린이들로 팔각정 부근은 초만원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chicken wire human이 공중 부양 중이다. 헛… 하늘을 나는 철사 인간이 남산공원 하늘에 나타났다. 이건 또 무슨 의미로 설치한 것인지 왠지 알고 싶지 않다. 디자인 전공자지만 설치 미술 분야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라 항상 내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다. 그래도 나름 신기해서 사진은 찍어봤다.
전망대 쪽은 어디나 사랑의 자물쇠로 가득하지만 유독 내 눈에 확 띈 이것은 바로 상구의 사랑의 자물쇠 하트였다. 자세히 보면 전부 다 상구, 상구, 상구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아하니 우리 상구가 매우 많이 절박했나 보다. 아니면 상구를 좋아하는 그 누구일 수도 있겠다. 상구이건 상구를 좋아하는 그 누구이건 자물쇠를 참 많이도 샀구나 싶다. 다량 구매로 할인을 받았을까? 아님 정가로 하나하나 다 산 걸까?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나는 이런 게 제일 궁금하다.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벚꽃을 즐기기에 남산 산책로가 정말 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분들께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여의도 벚꽃은 너무 전투적으로 봐야 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 사람도 너무 많고, 호객하는 상인들도 많고, 그저 시끄럽다. 여의도 벚꽃이 탐스럽고 화려하다면, 남산 벚꽃은 은은하고 자연스운 아름다움이 있다. 매년 4월엔 남산에 가고 싶어질 것 같다. 물론 주말은 빼고 평일에 말이다.
화려한 여의도 벚꽃 구경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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