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통일공원의 퇴역 함정
20100615 @ 강릉통일공원의 퇴역 함정 전북함

오죽헌을 나와 아침에 변경한 일정대로 하슬라아트월드로 향했다. 도착지에 거의 다 와갈 무렵 눈앞에 거대한 배가 보였다. 거리가 가까워지니 강릉통일공원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주차장이 보였다. 뭔가 볼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느낌에 우리는 잠시 주차를 하고 배 근처까지 가 보기로 했다.

강릉통일공원

20100615 @ 전북함 앞쪽으로 북한 잠수정이 살짝 보인다

멀리서 보이던 큰 배는 해군의 퇴역 함정이었다.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걸 보니 함정에 올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가능한 것 같아 우리도 들어가 보기로 했다. 우리에게 강릉통일공원이라는 이름도 생소한데, 관람객들이 꽤 많은 걸 보니 이미 잘 알려진 곳이었다. 별도의 입장료도 없는 곳이니 마다할 필요가 없다!

강릉통일공원 알아보기

20100615 @ 저 공유기 안테나처럼 생긴 것은 아마도 대포 비슷한 무기일까?

2001년도에 안보 분야 관람 시설로 조성되었는데 크게 통일안보전시관과 함정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는 통일안보전시관이 있는 줄도 모르고 함정전시관만 보고 왔는데…

6.25 전쟁 중 북한군이 해로로 최초 상륙한 위치가 바로 이곳이고, 더불어 96년도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여 이 위치에 강릉통일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96년도에 잠수함 사건은 외국 거주 중이어서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와, 근처에 살고 있었다면 많이 무서웠겠다 싶다.

함정전시관 (전북함)

20100615 @ 알 수 없는 기기들이 가득한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함정전시관에는 북한 잠수함과 대한민국 해군의 퇴역 함정인 전북함이 전시되어 있다. 전북함은 4,000톤 급 함정으로 1944년 미군에서 건조되어 미 해군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했다고 한다. 6.25 전쟁 이후에 대한민국 해군이 인수하여 여러 차례 간첩선의 격침 작전에 참여한 후 1999년에 퇴역했다고 한다.

전북함 갑판뿐만 아니라 아래의 생활 공간 등 처음 접하는 전투 함정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북함 앞에 북한 잠수정도 전시되어 있었지만 예정에 없이 잠시 들린 곳이므로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슬라아트월드

20100615 @ 하슬라아트월드에서 바라본 뮤지엄 호텔

하슬라아트월드는 실내 미술관과 야외의 부지 전체를 갤러리 공간처럼 사용하는 종합예술공간이다. 예전부터 이곳에 대한 소문을 간간이 들어왔던 터라 이번 강원도 강릉 여행 코스로 선정한 곳이다. 하슬라아트월드에 있는 뮤지엄 호텔도 매우 유명하다. 위 사진처럼 동해안 해안가 언덕에 위치하다 보니 숙소의 전망이 좋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번 여행에 뮤지엄 호텔에 묵을까 말까 매우 고민했는데, 우리 모녀처럼 잠잘 때만 숙소에서 머무는 여행자에게는 낭비일 것 같아 PASS!

정오의 태양 속 하슬라아트월드

20100615 @ 하슬라아트월드에 오면 반드시 찍는다는 바로 그 자전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딱 정오였다. 그나마 습도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이미 30도를 넘긴 온도라 지글지글 끓는다고 해야 할까?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과 어우러지게 조형물을 배치해 야외의 공간을 아트 갤러리의 일부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지만, 설치미술 분야는 어렵다. 사람마다 사고방식이 다르고 감정이 다르기에 이 작품을 설치한 아티스트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나도 미대 출신이지만, 산업디자인과는 너무도 그 궤가 달라 물과 기름처럼 이해가 안 되더라. 물론 왜 꼭 이해를 해야 하느냐 하겠지만, 산업디자인은 추상적이지 않은 언제나 명확하고 practicality에 중점을 둔 design intent가 있어야 하고, 나의 디자인 의도가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하며 또 그들의 공감을 반드시 얻어야 하는 분야이다 보니… 굳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아도 되는 예술 작품의 의도를 계속 파악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직업병인가?

그래서 저 흙바닥의 얼굴이 대체 무슨 의미인데?

설치 미술이란?

특정한 장소나 전시 공간을 고려하여 제작된 작품과 공간이 총체적인 하나의 환경을 이룸으로써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미술을 말한다. 가장 핵심은 전시 공간에 맞추어 작품을 설치하는 것에 있다. 완성된 작품에 맞춰 전시 공간을 준비하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 그 반대로, 전시 공간에 맞춰 작품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하여 “어디에” 작품을 설치하느냐가 KEY POINT가 된다. 같은 작품을 어떤 장소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여 설치 미술은 공간이 예술의 일부가 되는 그런 분야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난해한 분야~

너무나 어려운 설치 미술의 세계

하슬라아트월드 곳곳에 눈길을 끄는 작품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풍만한 몸의 여인을 표현한 듯한 이 조형물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너무도 궁금했다. 가슴과 배가 아주 격하게 풍만하다. 뭘까… 떼거지로 잔뜩 있는 이 여인상의 정체가 궁금하여 조형물 설명이 있는 곳을 찾아 열심히 돌아다닌 결과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발렌도르프의 비너스’라고…

아, 눼. 비너스…

그늘 한 점 찾기 어려운 야외 조각 공원이라 이리저리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피로 지수가 급상승하는 느낌이다. 부지가 상당히 넓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그런 장소지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더웠다!

20100615 @ 하슬라아트월드를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찍은 수탉 조형물

뙤약볕과 폭염의 환상의 콜라보로 체력 방전이 빠르게 진행되어 입장한 지 1시간도 채 되기 전에 퇴각을 결정했다. 더위에 지친 몸으로 내려가는 데 눈에 포착된 거대한 닭 조형물. 꼬리 깃털을 나뭇가지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라 서둘러 한 장 찍어주었다.

딱 점심시간이라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지만 맛은 크게 와닿지 않았던 부지 내 건물에 위치한 고급진(비싼)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정선으로 향했다.

(정선 여행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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