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 보랏빛 가득한 풍경을 선사하는 맥문동 군락지로 유명한 서천의 장항송림산림욕장에 방문했다. 집에서 너무 멀지 않고 반나절에 다녀올 수 있는 맥문동 군락지를 찾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핫스폿으로 떠오른 장항송림산림욕장을 발견했다. 같은 충청남도니 멀지 않겠다 싶었다. 여느 당일치기 나들이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한 후 출발했다.

맥문동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는 서천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서천에서도 제일 남쪽 끝, 군산이 코앞에 보이는 위치에 있다. 태어나서 처음 서천 땅에 발을 들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아쉽게도 비가 예보되어 있어 하늘은 잔뜩 흐리고 빗발이 거세졌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나들이에 적합하지 않은 날씨인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맑았다면 분명 더웠을 테니 나에겐 다행인 부분도 있는 듯.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장항송림산림욕장

장항송림산림욕장은 말 그대로 보랏빛 물결이었다. 맥문동 출사에 가장 적합한 시점은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 중순 이전으로 날씨에 맞춰 적절히 시기를 조정하는 게 좋다. 서해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해 질 무렵 석양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최고라는 후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날은 어차피 하루 종일 비 예보가 있는 날이기 때문에 그나마 밝은 오전 시간에 방문했다. 사진이 예쁘게 나올 기상 조건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최대 맥문동 군락지라는 평 답게 정말 드넓은 공간이 맥문동 꽃으로 가득했다. 계절적으로 제일 만개한 시점에 방문하게 되어 넓디넓은 곳에 펼쳐진 보라색 꽃밭을 실컷 보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라색이 최애 색이기도 하고 말이죠 ㅎㅎㅎ보라색으로 눈 호강 하고 싶은 분께 강력 추천하는 장소이다.

아파트 화단 그늘에서 자주 보던 가늘고 긴 보라색 꽃의 정체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었다. 그러다 8월 18일 자 식물라디오가 맥문동에 대한 내용이라 늘 궁금했던 보라색 꽃의 이름이 바로 맥문동임을 알게 되었다. 맥문동의 뿌리는 주로 한약재로 쓰이는지라 식물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실상은 이렇게 예쁜 모습의 식물이었는데… 코로나19, No Japan 등으로 일본 여행과 멀어진 요즘. 홋카이도의 보랏빛 라벤더 물결이 그리우신 분들이라면 맥문동으로도 충분한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장항송림산림욕장 위치

무료 주차장 위치

서천 장항송림산림욕장의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 주차장도 제1주차장부터 제4주차장까지 넓은 산림욕장 주변으로 고르게 배치되어 있다. 미리 동선을 계획하고 주차할 위치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 장항 스카이워크를 중심으로 산림욕장을 둘러볼 예정이라면 제3주차장을 추천한다. (참고: 장항 스카이워크는 월요일에 쉽니다.) 끝에서 끝까지 부지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려고 계획한다면 제1주차장 혹은 제4주차장 이용을 추천한다. 제1주차장 옆쪽에 위치한 제2주차장은 오토캠핑장과 연결된 주차장이라 규모가 작다. 캠핑장 이용객이 많은 주말이라면 당연히 주차하지 말아야겠지만, 이용객이 없는 평일이라면 주차장이 거의 비어 있기 때문에 한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월요일이었지만 맥문동 성수기라 평일 오전임에도 방문객이 상당히 많았다. 왠지 번잡해 보이는 주차장들을 피해 텅 비어 있는 오토캠핑장의 제2주차장을 이용했다.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을 예정이어서 주차 이용객이 별로 없는 주차장을 선택했다.

서천 관광지와의 우수한 연계성

아름다운 맥문동 군락지를 품은 서천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연계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가 근처에 많이 있다. 당일치기뿐만 아니라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의 여행 코스로도 훌륭해 보인다. 바로 옆의 서해 바다 갯벌 체험장, 맥문동 군락지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장항 스카이워크, 자차로 10~15분 거리의 국립생태원, 자차로 30분 거리의 신성리 갈대밭 등 근처에 볼 거리가 산재해 꼭 맥문동 시즌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다녀오기 좋은 곳 같다. 서천과 가까운 군산이나 익산, 부여 등 주변 도시와도 연계하여 여행하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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