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4 @ 스이젠지조주엔의 전통 찻집 고킨덴주노마

구마모토 시내 관광에 대한 내 감상은 그저 무더위였다. 아소산 방문에 제일 좋은 시기를 고르다 보니 구마모토 시내를 돌아보기에는 내 기준에 너무나도 더웠다. 좋은 걸 봐도 덥고, 예쁜 걸 봐도 덥고, 뭘 먹어도 그저 더웠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5월 하순의 구마모토 시내는 절대 완전 No-No 해!

구마모토 시내 관광에는 숙소 위치가 중요

마지막 숙박 위치를 구로카와로 할까 기쿠치로 할까 구마모토로 할까 고민을 길게 했다. 결국은 좋은 숙소를 고를 타이밍을 놓치게 되었다. 구마모토 시내로 최종 결정을 내린 후에는 좋은 위치에 빈 방은 없었다. 좌절… 결국 고른 숙소는 Nest Hotel Kumamoto로 구마모토 교통센터 근처였다.

지도상으로 보았을 때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다. 구마모토성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보였고, 스이젠지조주엔까지 이용할 노면전차 정류장도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막상 30도가 넘는 온도에 그늘 하나 없는 대로를 걷기에는 완전 너무 멀었다는 사실! 실제로 한 10분 정도 걸렸는데 30분은 더 걸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체크인 시간 전이라 가방을 맡기고 점심을 해결하러 식당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지쳤다. 주변에 식사할 만한 곳이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는 숙소였다.

구마모토 시내 대표 관광지 구마모토성

더위 때문에 오후 시간은 숙소에서 쉬고 해가 슬슬 넘어갈 시점에 구마모토성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진 피해 복구 때문에 성 안을 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구마모토성 공원을 가로질러 구경도 하고 공원 건너편 MaxValu에서 간단하게 도시락을 사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저녁이라 사뭇 선선한 온도에 느긋한 발걸음으로 구마모토성으로 향했다. 초입이라 할 수 있는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앗, 쿠마몬이다!”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사람이 거의 없이 한적한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 관두고 그냥 이곳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갔으면 좋았을 뻔했다. (후회…)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은 살짝 눈도장만 찍고 뒤편의 구마모토성 공원으로 향했지만, 공원 반대편으로 가는 최단거리 길이 복구공사로 막혀 있었다. (내적 비명!) 막히지 않은 길로 돌아돌아 걸어가며 구마모토성의 무너진 성벽도 보고, 복구를 위해 무너진 성벽의 돌을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 보관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치 캄보디아 바푸욘 사원의 돌무더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사이엔 뒤편에서 구마모토성을 우측에 두고 직진을 해 통과해야 MaxValu까지 효율적으로 갈 수 있지만, 복구작업으로 해당 구간이 막혀 있으므로 Ninomaru Park 쪽으로 돌아가야 하니 멀리서나마 구마모토 성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가는 길에는 구경을 하며 걸어가니 힘든지 모르고 갔는데, 장을 보고 되돌아오는 길은 왜 이렇게 멀기만 한 건지 다리가 너무 아팠다.


구마모토성(熊本城)이란?

구마모토성은 사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리 기분 좋은 성은 아닐 것이다. 축성자가 바로 임진왜란의 왠수 중 하나인 카토 키요마사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복잡한 배경은 차치하고 볼거리로만 생각하면 일본의 3대 성이라는 점이다. 오사카성, 히메지성, 그리고 구마모토성이다. 이번에 구마모토성을 둘러볼 수 있었다면 3대 성을 모두 다 보는 것이었는데 좀 아쉽다. 히메지성은 전체가 새하얀 색이라 백로성으로 불리고 구마모토성은 대조적으로 검은색이라 까마귀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다이묘 정원 스이젠지조주엔(水前寺成趣園)

출국 전 마지막 목적지로 아침 일찍 방문한 곳은 바로 스이젠지조주엔. 이 날도 30도가 넘는 날씨인지라 호텔 체크아웃 후 가방을 맡겨 두고 다녀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니시카라시마초역(西辛島町駅)에서 구마모토 시덴(노면전차) B-라인을 타고 스이젠지코엔(水前寺公園駅)에서 내리면 된다. 시덴 요금은 거리 상관없이 성인 170엔이며 현금이나 IC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 모녀는 홋카이도에서 구매했던 KITACA IC 카드를 이용했고 시덴 내에서 IC 카드 충전도 가능하길래 한 번 충전도 했다. 셀프로 충전이 가능한 기계도 있고, 시덴 기사님에게 충전해달라고 해도 된다. (1,000엔 충전해 주세요 >>> 1000円チャージしてください >>> 센엔차지시테쿠다사이) 내가 탑승했던 시덴에는 충전하는 기계가 따로 있어서 기사님께 요청하지 않아도 되었다.

20190524 @ 스이젠지조주엔 앞에서 쿠마몬과의 인증샷

쿠마몬의 고장답게 스이젠지조주엔 입구에도 쿠마몬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맞은편에 코인라커가 있으니 공항에서 구마모토 시내를 오가는 길에 들리기 좋은 동선이기는 하다. 하지만 코인라커의 수가 제한적이라 사람이 많은 주말이나 연휴 시기에는 빈자리가 없을 것 같다. 관람 후 돌아가는 길에 거리 상점에서 엄청 맛나는 레몬주스를 사 먹었는데 너무 더워 사진 포기! 아쉽게 사진이 전혀 없다. 맛났는데…

예쁜 정원, 그러나 너무 땡볕인 스이젠지조주엔

역시 일본 전형적인 정원답게 매우 정갈하게 매우 인위적인 형태로 관리한 정원이다. 조형미가 뛰어나지만 자연미는 없는 풍경이다. 자연미를 중요시하는 한국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이다. 후지산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동산도 있고 정원수는 매우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다. 정원이 대부분 땡볕이라 계속 걷기엔 무리였다. 나무 그늘이 있는 곳이면 여지없이 사람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자리를 잡고 잠시 쉬는데 나무가 너무 웅장했다. 규슈 지역은 사계절 나무가 자라는 기후라 그런지 나무들이 다 어마어마하게 컸다. 나무들에게는 좋고 나는 열병 나 죽는 환경이구려~

구마모토 안녕

호텔에 맡겨두었던 캐리어를 찾아 구마모토 교통센터에서 공항리무진을 탔다. 근데 대기 장소마저 외부라 무더위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일정표에 나온 시간에 버스는 오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이 촉박했던 여행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기다림에 지쳐 택시를 타고 난리 브루스의 향연! 배차시간 기준으로 두 대가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았다. 더워 죽겠는데, 길바닥에서 생난리 ㅠㅠ 대기줄은 어마어마. 엄청 늦게 나타난 버스는 거의 만석이라 몇 명밖에 타지 못했다. 우리 모녀는 대기줄 거의 제일 앞이었기 때문에 탑승했지만, 나머지 분들은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공항에 도착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구마모토 시내는 마지막까지 뭔가 순탄치 않았고, 더웠고, 힘들었다. 저처럼 더위를 못 참는 분들은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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