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보사찰 순천 송광사, 그 아름다움에 반하다

순천 송광사 임경당 전경
20080503 @ 삼각대 부대를 피해 겨우 찍은 임경당과 끝으로 징검다리가 살짝 보인다

승보사찰 순천 송광사. 보성에서 순천으로 이동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송광사(松廣寺)였다. 미리 일정을 짜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 교통편 등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다. 보성 녹차밭 일정이 끝나고 보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대기시간이 가장 짧았던 순천행 버스를 타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당일 서울로 되돌아가야 하니 여러 곳을 돌아볼 시간은 없어 딱 한곳만 다녀오기로 했다. 최초 방문인데다 볼 거리 많은 순천에 와서 한곳만 다녀온다는 점이 사실 어불성설이긴 하다. 그치만 직딩은 시간이 항상 여유롭지 못하고, 긴 휴가에는 나름 비행기 타고 멀리멀리 가고 싶기 때문에, 이번은 송광사 하나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순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 큰 길 버스정류장에서 송광사 표시가 있는 버스를 무작정 탔다. 그런데 엄청 돌아가는 노선이었는지 한없이 오래 걸리고 말았다. 다행히 무사히 도착은 했다. 아니면 원래 오래 걸리는 거리일까? 사전에 찾아보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 알 수가 없다.

승보사찰 순천 송광사 알아보기

순천시 송광면 조계산 자락에 위치한 송광사는 신라 말기에 창건된 사찰로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절이다. 순천 송광사가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왜 유명한지는 잘 몰랐다. 역사가 길어서인지, 그 규모가 커서인지 잘 모르지만, 순천에 대해 제일 먼저 내 머릿속에 떠올랐을 정도로 송광사가 유명한 것만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방문하면서 안내문을 읽고 왜 순천 송광사가 유명한지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송광산의 길상사(吉祥寺)로 불리는 그리 크지 않은 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려 시대 때 16명이나 되는 국사(國師)를 배출하면서 한국 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어 우리나라 3대 사찰 중에서 승보사찰(僧寶寺刹)로 꼽힌다고 한다. 국사(國史) 시간에 배운 유명한 스님들은 아마도 대부분이 송광사 출신이신가? 종교계의 명문인 것이군!

그럼 우리나라의 3대 사찰은 어디일까? 불국사? 수학여행의 명소라 순간 불국사인가 싶었지만, 안내서 책자를 읽어보니 완전 아니올시다.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불교의 세 가지 요소에는 부처님과 가르침, 그리고 승가가 있는데,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대변하는 불교 사찰 세 곳을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 부른다고 한다. 경남 양산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어 불보사찰(佛寶寺刹), 경남 합천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어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앞서 설명한 전남 순천 송광사가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 유명한 것이었다.

스님들의 수련 공간으로 가득한 순천 송광사

새벽부터 둘러보았던 보성 녹차밭도 찌는 듯 더웠는데 이제는 대낮이라 폭염 수준으로 더웠다. 5월 초인데 33도라는 게 말이 되는가?!? 더위는 오지게 타는 주제에 여행에 눈이 멀었기에 땀을 뚝뚝 흘리며 걷고 또 걸었다. 그래도 신록의 계절인 5월 초라 나뭇잎은 아직 연둣빛이 감도는 녹색이었다. 딱 제일 예쁠 시기! 계곡길을 따라 걸어가 문화재 관람료를 내고 한참을 걸어 일주문으로 향하다 보면 돌다리가 보인다. 돌다리를 건너가면서 보이는 우화각과 육감정의 풍경이 송광사의 대표적인 포토 스폿이라는데… 출사 나오신 삼각대 부대가 가득 그 자리를 차지하고 돌부처 마냥 움직이지 않고 계시기 때문에 그 유명한 스폿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기다려 보기엔 날씨가 너무 덥고, 그냥 cool 하게 skip!

물론 꼭 유명 스폿이 아니라도 충분히 예쁜 사찰이었다. 순천 송광사 내부로 이동하기 전에 우화각 옆에 위치한 임경당과 징검다리, 화려한 색감이 내 맘에 쏙 들었던 침계루에서 빠른 속도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침계루는 계곡을 베개 삼는다는 뜻이라던데, 침계루에 누워있으면 바로 앞 계곡의 물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릴 것도 같지만, 침계루의 용도는 강당인지라 졸면 안 됩니다. 눈 크게 뜨고 있어야 해요!

본격적인 순천 송광사 탐험을 위해 가장 중심인 대웅보전 쪽으로 이동했다. 유명한 사찰답게 규모도 크고 건물들도 많았다. 물론 넓어도 대부분의 공간이 스님들이 수련을 하시거나 머무시는 곳이라 일반 관광객이 돌아볼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었다. 엄청난 땡볕 아래 그늘 한 점 없어 무더위를 고스란히 느끼며 사찰 경내를 둘러보아야 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천 송광사는 참으로 예쁜 사찰이었다. 엄청 큰 규모로 깜짝 놀랐던 대웅전과 시선을 사로잡은 승보전의 화려한 단청과 용머리. 아늑한 느낌의 관음전과 관음전 뒷켠 계단에서 내려다본 풍경 또한 일품이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송광사의 3대 명물 중 하나라는 쌀 일곱 가마니 분량의 밥(4,000명 분)을 담을 수 있다는 ‘비사리구시’까지~ 여러가지 볼 거리가 가득했다.

송광사를 품은 순천, 너무나 맘에 들었던 도시

이번이 최초 순천 방문이었지만, 절대 마지막 방문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 모를 친숙함과 온화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각 도시마다 첫인상이 사뭇 다른데, 순천은 특히 잠시라도 마주친 모든 분들이 친절해서인지 내게 무척이나 좋았던 곳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언젠가 서울을 벗어나면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워낙 볼 것이 많은 동네인데 서울에서 한참이나 먼 곳을 이렇게 짧게 보고 가다니!!! 많이 아쉽고 또 아쉬웠다. 다음번엔 좀 더 긴 일정으로 안 더운 날씨에 방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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