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일상
20100419 @ 벚꽃과 유채꽃이 가득한 경주 반월성

특별할 것 없는 봄날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요즘. 어느덧 포항으로 이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작년 가을 안동과 청송 여행기를 마지막으로 거의 6개월 동안 블로그 업데이트를 전혀 하지 않은 양심의 가책? 때문에 요즘의 소소한 나의 봄날의 일상에 대해 남겨보려 한다.

20100419 @ 활짝 핀 구름 같은 벚꽃

몸 보신하며 보낸 겨울

지난 겨울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던 자궁근종이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극심한 하혈을 유발하는 바람에 긴급으로 수술 날짜를 잡아 수술을 했다. 하혈한 시기와 정기 검진일이 비슷하게 잡혀 있어 검진일 방문 시 증상을 얘기했더니 바로 다음 날 입원하여 수술을 하자고 했다. 예전부터 다니던 병원은 서울인데 집이 포항에 있다 보니 왕복하기가 너~무 힘들더라. 고속버스도 늘 만원이라 표 구하기도 힘들고 시간도 편도 5시간이 넘게 걸린다. 고속버스를 타면 휴게소에서 항상 두 번을 쉬는 장거리 노선이다. 뷁! 역시 병원은 가까운 게 최고다. KTX라도 있으면 좋은데… 무궁화만 다니고 ㅠㅠ

큰 수술은 아니라 엄청 힘들 것은 없어야 했는데, 이노무 염병할 간호사가 수술 후 내 진통제 밸브를 잊어버리고 안 여는 바람에 난 계속 너무 아프다고 호소하고, 간호사는 이렇게 아플 정도가 아닌데 내가 예민하다는 식으로 하루를 보내다 호흡곤란 오고, 사지 경직이 오고, 산소마스크 쓰고, 의료진 출동하고 아주 난리가 난 상황. 나중에 간호하던 울 엄마가 왜 진통제 양이 하나도 안 줄고 그대로냐 간호부에 문의를 하고서야 실수로 진통제 밸브를 열지 않은 사실이 발견되었다.

뭐… 이야기는 긴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의료과실로 내가 개고생을 심하게 하였다는 거다. 의료과실에 대한 보상? ㅋㅋㅋ 처음엔 단체로 와서 사과하더니 나중엔 그런 적 없다고 아무 일 없었는데 우리가 말을 지어낸다는 식으로 무마시켜 버리더라? 이런 빌어먹을 사기꾼 집단 같으니라고… 그 대학병원 이름을 인터넷에 대문짝만 하게 올리고 싶지만, 이런 것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뭐 그렇다며? 씨발, 아주 법이 엿 같아서…

하여간 통증으로 오래 시달려서 기력 회복하는 것도 너무 오래 걸렸다. 직장도 무한정 내 맘대로 쉴 수는 없으니 계속 출근해야 하는데 회복이 느릴 수밖에. 몇 달을 비루하게 지내고 나니 어느덧 봄이 되었고…

봄날의 일상: 열심히 대학교 출강 중

20100424 @ 경주 양동마을의 봄

오늘이 벌써 4월 마지막 날이다. 올해도 열심히 출퇴근을 하고 가끔 바람을 쐬러 다니며 봄날의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작년 이맘때와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올해는 경주로 출퇴근을 하지 않고 포항으로 출퇴근을 한다는 점이다. 원래 2년 계약으로 경주 D대학교에서 출강을 하게 된 것인데 P사와 대학교 사이가 틀어졌다. D대학교에서 P사에게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나와 별도의 출강 계약을 맺고 싶어 했다. 물론 P사가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인력 탈취라며 게거품을 물었다. 난 뭐가 되었든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사 오느라 2년 전세 계약을 했으니 2년간의 근무처만 확보해 달라고 통보한 상황.

결국 D대학교 대신 포항의 U대학교로 올해 초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 거리가 집에서 훨씬 가까우니 몸은 더 편하긴 한데… 여긴 학교 내부 사정이 어수선했다.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고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내게 동의서에 서명해달라고 부탁을 해 온다. 아름다운 봄날의 일상을 즐겨야 할 때에 시위라니… 학생들의 사정을 들어보니 내용이 너무 황당하여 동의서에 서명을 해 주었다. 단, 학교 측에서는 내가 그들의 억울한 사정에 대해 아는 것 자체가 싫은 모양이다. 애들하고 수업 외 다른 이야기를 길게 나누지 말라는 지명이 떨어졌다. 이게 뭔 개소리야?

아니, 애들은 완전 이유 있어 보이더구만!

이유 없는 건 너네들이지!! 어디서 대화를 나눠라 나누지 마라 하는 거야…

미국 언니네 가족의 한국 방문

20100424 @ 아직 겨울 느낌이 남아 있는 경상북도수목원

이번 달 하순경 미국 언니네 가족이 한국에 다녀갔다. 올봄은 유난히 더디게 오는 느낌이다. 날씨는 쌀쌀해서 돌아다니기에 나쁘지 않은 날씨지만 대체로 휑~한 풍경이라 좀 아쉬웠다. 포항에서 이제 막 첫 사계절을 보낸 터라 원래 이 동네 날씨가 이런 것인지, 아니면 이상기후인 것인 것 알 수가 없다! 언니도 포항은 처음이라 근처로 소소하게 나들이를 다녀왔지만!!! 언니와 조카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포스팅은 하지 않기로^^ 가는 곳마다 매우 썰렁한 풍경이라 좀 마~이 아쉽데이.

아쉬운 2010년의 봄

한국 귀국 후 매년 봄을 알차게 보냈는데 귀국 5년 차인 올해 봄은 뭘 딱히 한 것도 없이 그냥 지나가 버린 것 같아 좀 아쉽다. 물론 건강 상의 문제도 좀 있었지만, 특별할 것 없는 매일이 똑같은 봄날의 일상을 보낸 것 같아 좀 아쉽다. 올여름도 동해안 저온현상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더워지기 전에 어디라도 한 번 다녀와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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