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그 유명한 신록을 보러 공주 마곡사에 다녀왔다. 올봄 유난히 이른 계절로 봄꽃이 폭풍처럼 폈다 지고 나니 어느덧 신록의 시기가 되어 버렸다. 봄의 신록, 新綠, Spring Green이라 하면 떠오르는 춘마곡! 공주 마곡사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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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마곡의 신록, 다채로운 Green의 향연
비가 예보되어 있는 금요일 오후. 신록 축제는 5월로 잡혀 있는데 4월 내로 방문하지 않으면 신록은 자취를 감추고 말 것 같은 느낌에 부랴부랴 방문했다. 아침나절에는 워낙 날씨가 맑고 화창했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그냥 되돌아가자는 생각에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공주 마곡사에 도착했을 무렵만 해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이었다. 짙은 녹색과 올봄에 새순이 올라온 연둣빛이 오묘하게 섞여 저 멀리 보이는 산의 남다른 입체감이 느껴졌다. 이곳의 신록이 왜 유명한지 충분히 납득이 가는 풍경이었다.
8년 만의 공주 마곡사
그런데 무슨 조화일까? 태화산의 다채로운 녹색의 향연에 끝도 없이 감탄을 내지르며 나무 데크길을 걷기 시작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하늘엔 먹구름이 한가득…
역시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았구나. 정확한 예보에 안타깝긴 또 처음인 듯! 잔뜩 찌푸린 날씨를 안타까워하며 데크길을 따라 걸으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공주로 이사 온 직후 눈 내린 마곡사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마곡사 진입로가 이 데크길을 만드느라 한창 공사 중이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림막을 따로 하지 않아 계곡 쪽으로 뻥 뚫린 상태였다. 도로 폭은 매우 비좁고 옆은 공사 중인데 마주 오는 차를 맞닥뜨리면… 급커브 절벽 길을 후진해서 공간이 있는 곳까지 피해줘야 왕래가 가능한… 그런 별로 운전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도로 상황이었다. 하필 공사 중이던 시기에 첫 방문을 한 것이다. 덕분에 첫 방문 경험이 썩 즐겁지 못했기에 그 이후 8년간 마곡사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8년 만에 다시 만난 마곡사는 눈부신 변화를 했더라! 물론 데크 옆 도로의 폭은 여전하지만, 어차피 이 길은 마곡사 공무차량 외 진입금지였다. 데크길 진입 포인트에 친절하게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니, 표지판 보고도 꾸역꾸역 올라가기 없기다. 얌전히 식당가 근처의 마곡사 공식 주차장을 이용하자. 심지어 무료다! 이 길은 풍경을 즐기며 걸어 올라가는 걸로~
그게 힘들면 그냥 집에서 휴식을…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공주 마곡사
마곡사 주변의 경관 정리, 시설 개보수 등 눈부신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공주 마곡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에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선암사, 대흥사와 더불어 총 7개의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유산 등재 전에 통도사를 제외하고는 다 방문해 봤던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름 열심히 돌아댕겼구나!
먹구름이었다 잠시 비를 뿌렸다 다시 해가 반짝 떴다를 반복하는 상황이라 사진 상의 풍경이 조금은 우중충해 보이긴 하지만, 쌩눈으로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여름의 짙푸른 녹색과 달리 온갖 종류의 녹색이 뒤섞여 있어 입체감이 남달랐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역시 직접 눈으로 봐야 왜 마곡사가 춘마곡으로 불리는지 느낄 수 있을 듯! 날은 흐렸지만 사찰 주변의 풍경이 너무 예뻤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슬라이드 쇼 영상까지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었다.
어김없이 느껴지는 이른 계절 변화
열흘 전 다녀왔던 계룡산 갑사와 마찬가지로 태화산에 위치한 마곡사 또한 올봄의 때이른 더위의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언제부터 신록이 4월인가 ㅠㅠ 자고로 신록의 계절이 5월이라 계절의 여왕인 것인데!! 이제 5월은 여왕의 자리에서 내려오시고 4월이 대관식 치르셔야 할 판!
그래도 초록으로 가득한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더불어 간혹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큰 문제 없이 마곡사 경내를 둘러볼 수 있었다. 5월 6일부터 시작하는 마곡사 신록축제에는 연둣빛은 거의 다 사리지고 녹색만 남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여름은 반년간 지속되는가?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방문 코스
열심히 마곡사 경내 구경을 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발견한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스탬프 부스! 뭔지 모를 땐 우선 찍고 본다. 설명을 읽어 보니 문화유산 여권이 따로 있고, 정해진 방문 코스에서 스탬프를 찍어야 한다. 우선 공주 마곡사는 스탬프가 2개나 걸린 장소였다. ‘백제 고도의 길’과 ‘산사의 길’ 두 개 코스에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스탬프를 둘 다 찍으라는 말이렸다.
그래서 냉큼 찍었다. 스탬프 부스에는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를 위해 낱장 스탬프 날인 용지가 비치되어 있었다.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이 무엇인지, 어디서 구하는지는 추후에 찾아보기로~~ 나날이 여행 의욕을 잃어가는 요즘 내게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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