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2 @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여행 3일차인 5월 22일. 아소산의 칼데라 지형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를 거쳐 오이타 현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이동하는 중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이 날 숙박할 장소도 외딴 산속이라 출발 전 마트에 잠시 들러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준비했다. 3일차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유롭기 그지없는 일정이었다. 아침 9시를 조금 넘겨 첫 목적지인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大観峰展望台)로 출발해 오전 시간 모두를 아소 다이칸보 관람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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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이칸보 전망대로 향하는 212번 아소 스카이라인 도로

<아소 플라자 호텔에서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까지의 경로>

숙소에서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Daikanbo Lookout)는 아소 스카이라인인 212번 도로를 타고 약 9km 거리에 위치한다. 시간이 넉넉한 우리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주차가 가능한 곳마다 차를 세워두고 풍경을 즐겼다. 전날 아소산을 가로지르는 111번 아소 파노라마 라인의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아소 스카이라인의 풍경도 만만치 않았다. 모든 곳이 그저 다 그림 같았다. 그중에서도 야마다 주차장 절경 전망대[(山田パーキング(絶景展望所)]유노우라 주차장(湯浦駐車場)은 주차 공간도 넉넉할 뿐만 아니라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잠시 쉬던 갓길에서 다시 출발하려는데 산코버스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잠시 기다렸다 산코버스 뒤를 따라 다시 도로로 진입했다. 그렇게 우리 렌터카를 앞서가던 버스가 갑자기 어떤 갓길에 정차했다. 이상하다 싶어 쳐다보니 그곳이 바로 버스 정류장이었다. 전혀 버스 정류장같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승객이 여럿 하차를 하는 모습을 보고 짐작할 수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까 해서 알아봤던 바로 그 다이칸보 이리구치 정류장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가기

아소역 >> 다이칸보 이리구치행 산코버스 탑승 >> 다이칸보 이리구치 정류장 하차 >> 도보로 30분 이동 >> 다이칸보 전망대 도착

아소 스카이라인 유노우라 주차장
20190522 @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로 향하는 길의 유노우라 주차장에서 바라본 멋진 풍경

하차하는 승객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유노우라 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를 했다.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진입 전 마지막 주차 포인트였기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을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으며 노닥거리다 보니, 아까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유노우라 주차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오르막 길이긴 해도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고, 또 계속 풍경을 즐기며 걷기 때문에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닌 것 같다. 건강한 두 다리를 가진 분들이라면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녀올 만한 코스라 생각된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은 거의 대부분 가족단위로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한국인이 하나도 없네? 사실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한국인을 전혀 못 봤다. 이렇게 한국인을 마주치지 않은 여행지는 드문데 말이다. 같은 비행기 타고 오신 분들은 다 어디 가셨을까?

세계 최대 칼데라 지형을 한눈에 바라보는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유노우라 주차장에서 다이칸보 전망대까지 차로는 정말 몇 분 거리이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풍경이 장난이 아니다. 무료 주차장의 공간이 상당히 넓지만 차들이 상당히 많은 상태였다. 다행히 주차장 제일 끝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갔다. 일반 전망대를 생각하고 갔는데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넓고, 넓고 또 넓다! 세계 최대 칼데라 지형이라더니 정말 대단했다. 초록 융단이 끝도 없이 펼쳐진 아소 칼데라를 어느 한 곳 가려지거나 막힌 곳 없이 뻥 뚫린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었다.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보이는 드넓은 아소 칼데라의 초록 융단이 바로 아소의 초원이다.

20190522 @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내 ‘아소의 초원’ 안내판

아소의 초원/ Aso Grasslands

세계 최대의 칼데라 지형 위에 펼쳐지는 광대한 아소 초원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경관이 만들어낸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생육의 장소가 되고 있다. 이 초원은 고대부터 소와 말의 방목장으로 이용하거나 또는 풀을 모아 가축의 사료, 초가지붕의 재료로 사용하는 등,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아소의 봄은 풍물시라고도 말할 수 있는 “들풀 태우기” 등,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 덤불이나 숲이 변하지 않도록 초원을 유지해 왔다.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안내판에서 발췌

위 안내판의 설명과 같이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 아소의 초록 초록한 풍경이 그냥 유지되는 것이 아니었다. 매년 들풀 태우기를 하고 자라나는 풀을 방치하지 않고 가축의 사료로 이용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바탕으로 본래 초원의 모습이 유지되도록 노력한 결과라는 점이 놀라웠다. 우리나라도 보다 철저한 자연경관의 보호가 필요하다. 이렇게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 배울 점이 참으로 많고 안타까운 점도 참으로 많다.

초록으로 가득한 다이칸보 전망대의 풍경

[VIMEO 영상은 Full-Version입니다. 제 전화번호 뒤 4자리를 입력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사진이나 글로는 절대로 전달하기 힘들다. 전날 보았던 쿠사센리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그나마 Panorama Maker 6 Trial Version 이라는 굉장히 유용했던 프로그램으로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파노라마로 이어붙이고 손각대로 패닝하여 찍은 동영상으로 거대한 풍경의 일부를 기억으로 남겨보았지만 눈으로 보았던 풍경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너무 멋진 풍경인데 기록으로 남길 수 없음이 안타깝다. 드론으로 항공사진이나 찍어야 어느 정도 설명이 될 듯한 풍경이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드론 촬영 장비를 갖추고 촬영 온 어떤 젊은 여자분을 보았다. 나 홀로 출사 나오신 듯 동행이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샤랄라 레이스 드레스 차림이었다. 그 맹렬하게 바람이 휘몰아치는 곳에서 레이스 드레스와 레이스 스카프 차림에 하이힐까지! 옴마나, 대단하다! TPO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라 자꾸만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던 그 여인! 멋진 사진 찍으셨기 바랍니다.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역시 여러 산책로가 있고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초록 초록한 풍경을 충분히 눈에 담고자 한다면 주차장에서 내려 전망대로 직행하기 보다 주변 산책로를 거쳐 천천히 둘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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