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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아소산 쿠사센리 – 해발 1,100m 고지의 대초원을 즐기다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에서 다음 목적지인 쿠사센리로 이동했다. 로프웨이는 나카다케(中岳, 1,506m)에 있고 쿠사센리는 에보시다케(烏帽子岳, 1,337m)에 있으므로 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대략 2km 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대중교통 이용 시 걸어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쿠사센리 방문 시 주차 위치

쿠사센리 방문을 위해 주차할 수 있는 곳은 아래 지도와 같이 두 곳이다.

1. 쿠사센리 주차장 (유료)

지도에 P로 표시된 쿠사센리 주차장은 정식 주차장으로 유료 (410엔)이지만 휴게소 내에 위치하고 아소 화산 박물관이 바로 옆이라 위치적으로는 최고다. 대중교통 이용 시 승/하차하는 곳이기도 하다. 렌터카 일행이 여럿이라면 유료임을 고려하더라도 가장 좋은 선택지인 것 같다. 주차장 규모 자체도 크기에 만 차일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2. 쿠사센리 전망대 주차장 (무료)

쿠사센리 전망대 앞 도로에 갓길로 주차할 수 있는 간이 주차장 스타일이다. 무료지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 대략 10대가 조금 넘는 주차 공간이 있었던 것 같다. 주말 또는 연휴에는 아마도 빈자리 찾기 쉽지 않을 듯하다. 한가한 평일이라 쿠사센리 주차장을 지나쳐 전망대 주차장으로 바로 직행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되돌아가려는데 마침 빠지는 차가 한 대 있어서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 공간도 적지만 쿠사센리까지의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전망대 양쪽으로 아래쪽에 있는 휴게소까지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긴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돌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고령자, 저체력자 기준으로 다리의 피로감을 느낄 수 있음)

고원에서 만나는 드넓은 초원 쿠사센리

쿠사센리는 아소오악(阿蘇五岳) 중 하나인 에보시다케의 기생화산 분지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화구(火口)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점차 드넓은 초원 지대로 변화하였다고 한다. 쿠사센리(草千里)라는 이름 자체가 말 그대로 천리에 이르는 풀밭이라는 뜻이니 얼마나 넓은지 짐작할 수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아리랑의 가사. 여기서 십리(十里)는 4km이며 천리(千里)는 400km다!


“This gorgeous must-see geosite includes a rain fed pool and a 785,000m2 grassland growing inside an inactive crater in the foothills of Mt. Eboshi.”


아소 지질공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쿠사센리 초원 면적이 786,000 제곱미터로 실제로 천 리나 되지는 않지만 그만큼 넓은 대초원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쿠사센리의 전경
20190521 @ 쿠사센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쿠사센리가하마

쿠사센리의 정식 명칭은 쿠사센리가하마(草千里ヶ浜, Kusasenri-ga-hama), 영문명으로는 Kusasenri Grassland이다. 다시 말해 쿠사센리 초원이 정식 이름인 것이다. 이름처럼 광활한 쿠사센리가하마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쿠사센리 전망대이다. 이 전망대에서는 쿠사센리가하마 내 두 개의 연못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쿠사센리가하마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에보시다케나 맞은편의 키지마다케 트레킹을 할 예정이 없다면, 쿠사센리 전망대에서 잊지 말고 인증샷을 남깁시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아소 지질공원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망대의 높이가 해발 1,100m라고 한다. 쿠사센리 전망대와 쿠사센리가하마의 높이 차이가 많이 나 봐야 아파트 4~5층 정도이므로 쿠사센리의 대초원은 해발 1,100m에서 많아야 10~20m 정도 빠질 뿐이다. 해발 1,100m라면 한국에서는 강원도 강릉의 안반데기나 제주도 한라산의 1100고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이 높이에서 볼 수 없는 지형이라 신기할 따름이다. 분명 높은 곳인데 안 높은 곳 같은 느낌!

쿠사센리가하마를 걷다

쿠사센리 초원 방목지 안내
20190521 @ 쿠사센리가하마로 들어서기 전 주의 안내판

쿠사센리 전망대에서 내려와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쿠사센리가하마로 들어섰다. ‘소에 가까워지지 말아라!’는 강력한 의사 표시에 웃겨 죽음. 번역을 누가 한 거야! 이 나라건 저 나라건 할 것 없이 번역에 제발 돈을 좀 투자합시다. (직업이 번역사인지라 한 마디 꼭 하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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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센리의 거대한 초원에 말과 소를 방목하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가 보면 똥 천국이다. 여기도 똥, 저기도 똥! 똥 무더기 주위로 똥 파리도 득실 득실 하다. 솔직히 한가롭게 산책할 맘이 그다지 들지 않는 조건이다. 풍경을 보기보다는 땅바닥을 보며 똥 무더기를 피해 이리저리 걸어야 한다. 나와 같이 똥 무더기에 예민한 분이라면 쿠사센리가하마 안으로 걸어 들어가 호수까지 접근하기보다 쿠사센리가하마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에보시다케 능선 트레킹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일 듯하다.

쿠사센리 주변 트레킹 루트

쿠사센리 주변 트레일
20190521 @ 아소산 에보시다케와 키지마다케 트레일 표시판

쿠사센리가하마를 둘러싸고 있는 에보시다케(1,337m) 능선 트레킹은 약 80분 내외로 완주가 가능하다. 아소 화산 박물관 뒤편에서 접근할 수 있는 키지마다케(1,321m) 코스는 정상까지 왕복 50~60분 내외로 커버가 가능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에 느껴지는 경사도는 키지마다케가 훨씬 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치적인 높이도 키지마다케가 조금 더 낮고, 트레일 자체가 걷기 쉽고 험하지 않아 키지마다케를 오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영어권 안내 자료에서도 키지마다케를 소요되는 노력 대비 느껴지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트레일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모녀 여행이 아닌 나 홀로 여행이거나 비슷한 연령대와 동행하는 여행이었다면 키지마다케 트레일을 올랐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키지마다케 트레일 전까지의 평탄한 산책로만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느긋하게 아소산 일정을 마치고 아소 시내에서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낸 우리 모녀. 다음 날인 22일은 다이칸보 방문 후 구마모토현을 잠시 떠나 오이타현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다음 숙소인 구주 코겐 코티지에서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잔뜩 보기 기대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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