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산 로프웨이 운영 중단으로 나카다케 분화구 방문 불가 소식. 아소산 여행을 계획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소산 나카다케 분화구, 보다 정확하게 나카다케 제1 분화구 주변은 현재 LEVEL 2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이다. 여행을 대략 한 달 남짓 남겨뒀던 4월 중순 경 아소산 나카다케 제1 분화구에서 분화가 발생했다. 시간이 좀 있으니 그 사이 잠잠해 지길 바라던 중 5월 초에 또 한 번의 소규모의 분화가 발생했다. 역시나 활화산의 위용은 대단했다. 아소산 로프웨이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라 아소산 분화구 트레킹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때문에 카미시키미 쿠마노이마스 신사에서 바로 쿠사센리로 이동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여행이 다가오니 화산활동 주의보는 2단계로 하향 조정 되었고, 21일 당일도 별문제 없이 계속 2단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카미시키미 쿠마노이마스 신사를 출발해 도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굽이굽이 산길을 달렸다. 여길 봐도 그림, 저길 봐도 그림이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지방도지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갓길 주차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쉬엄쉬엄 느긋느긋한 렌터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마침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이 쿠사센리로 향하는 길목에 있으니 중간에 잠시 들려 보기로 했다.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에 방문객들과 차량이 많았다. 정류장까지는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로프웨이를 타고 아소산 분화구까지 가지는 못하지만 정류장 근방을 잠시 둘러보고 화장실도 이용하기로 했다.
이 글의 목차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 산책로에서 즐기는 대자연
숙소 >> 카미시키미 쿠마노이마스 신사 >> 아소산 로프웨이 >> 쿠사센리 >> 숙소
카미시키미 쿠마노이마스 신사에서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까지의 운전 경로
화장실을 다녀온 후 이리저리 둘러보니 엄청난 풍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대자연이었다. 멀리서 초록 초록한 구릉지를 걷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설마 무단으로 막 걸어 들어간 것인가 싶어 근처까지 접근하고 보니 산책로가 여럿 있다. 우리 모녀는 우선 사람이 별로 없는 산책로를 먼저 가보기로 했다.
여기저기 분홍빛 꽃이 잔뜩 피어있어 풍경이 더욱 화사했다. 멀리서 보이는 핑크빛 꽃의 정체가 너무 궁금했다. 철쭉 비슷했는데 철쭉이라 하기에는 너무 작아 다른 꽃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철쭉 맞다. 근데 꽃잎이 너무 조그맣다! 아마도 고지대에서 피는 산철쭉인가 보다. 사실 운전하는 내내 귀가 먹먹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쌀쌀한 바람에 이곳이 고지대라는 것을 인식은 하고 있었다. 다만 힘들게 등산을 하며 오른 것이 아니라 현실감이 많이 떨어졌다. 아소(阿蘇) 산의 최고봉인 다카다케(高岳)가 해발 1,592m이다. 분화구가 있는 나카다케(中岳)가 1,506m이며 로프웨이로 갈 수 있는 나카다케 제1 분화구의 높이가 1,323m이라 한다. 이 곳보다 확연하게 아래쪽에 위치한 쿠사센리가 대략 해발 1,100m 정도의 높이니, 적어도 우리 모녀가 발을 디디고 있던 곳은 어림잡아 해발 1,100~1,200m 정도는 되지 않을까?
산철쭉은 만개 시즌이 지나 시든 꽃잎이 더 많았다. 산철쭉의 상태로 추측해 보건대 일본 골든위크 즈음에 만개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창 만발일 때 산철쭉 축제도 있는 것 같았다. 이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니 로비에 아소 산철쭉에 대한 큼지막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아소산의 산철쭉 풍경이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예쁜 만큼 사람의 수도 그에 비례하여 많아질 것이니 여행 시기는 본인의 취향에 맞춰 잡는 것이 좋겠다.
일본 100대 명산이라는 아소산
아소산은 아소쿠주 국립공원(阿蘇くじゅう国立公園)의 중심 지역으로 일본에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 국립공원처럼 일본 내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곳일 듯하다. 아소산은 세계 최대 칼데라 지형의 활화산으로 얼마 전에도 분화를 했지만, 아소산의 분화구는 상당히 자주 연기를 내뿜고 있다. 아소산은 중앙 화구를 둘러싸고 있는 5개의 화산인 아소 오악(阿蘇五岳) 전체를 말한다. 최고봉은 위에서 언급한 다카다케(高岳, 1,592m), 그다음이 분화구를 품고 있는 나카다케(中岳, 1,506m)와 네코다케(根子岳, 1,433m), 에보시다케(烏帽子岳, 1,337m), 키지마다케(杵島岳, 1,321m)이다. 이중 나카다케가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하며 유황 가스 배출량에 따라 당일의 주의보 수준이 수시로 변한다. 때문에 여행자들은 아소산 방문 전에 반드시 당일의 화산 활동 상황을 확인하여야 한다. (일본 기상청 아소산의 화산 활동 상황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아소산 느긋하게 즐기기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 인근 산책로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지만 의외로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는 사람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 거의 우리 모녀 전용 산책로 같은 느낌이랄까? 덕분에 사진은 느긋하게 찍을 수 있었다. 키지마다케나 에보시다케 능선 트레일을 따라 올라갈 수도 있지만 오르막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저체력자나 고령자도 힘들이지 않고 평지 산책로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참 좋은 것 같다. 여러 갈래의 산책로가 있지만, 쿠사센리가 있는 방향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바로 쿠사센리까지 연결된다. 우리는 아소산 로프웨이 정류장에 차를 주차해 두었기에 끝까지 가지는 않고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왔다.
아소 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을 위한 한가지 팁이라면, 쿠사센리보다 아소산 로프웨이를 먼저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소산 로프웨이에서 쿠사센리는 내리막이지만, 쿠사센리에서 로프웨이 방향은 계속 오르막이 된다. 경사가 매우 완만하기는 하지만 편한 건 내리막이니까!
다음 목적지인 쿠사센리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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