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칸보 전망대에서 오전 시간을 보낸 후 오이타 현(大分県)의 구주 고원(久住高原)으로 이동했다. 구주 고원은 구주산(久住山, 1,787m) 동남쪽 기슭에 펼쳐진 표고 800m 높이의 광활한 고원 지대로 쿠쥬 하나 코엔(くじゅう花公園)이라 불리는 구주 꽃 공원과 이 날 숙박하게 될 쿠쥬 코겐 코티지(久住高原コテージ)가 위치하는 곳이다. 행정구역 상 오이타 현으로 이동하지만 여전히 아소-구주 국립공원(阿蘇くじゅう国立公園)의 일부이다. 구주 고원에서는 아소 오악(阿蘇五岳)과 구주 연산(九重連山)을 파노라마로 한 번에 볼 수 있다.
아소산이 다섯 봉우리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이름인 것처럼, 구주산/구주연산 또한 연이은 아홉 개의 봉우리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의 목적지가 위치한 구주 고원은 이 아홉 봉우리 중 하나인 구주산의 기슭에 위치한 곳이다. ‘구주’의 일본어 발음은 모두 같으나 한자가 서로 다르다는 걸 이 포스팅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아홉 봉우리를 총칭하는 구주산/구주연산은 九重山/九重連山 (한글: 구중산/구중연산)이며, 아홉 봉우리 중 하나이고 우리의 목적지인 구주 고원이 위치한 구주산은 久住山(한글: 구주산)이다. 한자를 일본어 발음과 한글 발음을 섞어서 표현하다 보니 오해하기 십상인 것 같다.
이 글의 목차
쿠쥬 하나 코엔으로 대체된 히고타이 공원 일정
호텔 체크아웃 >>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 >> 히고타이 공원 (변경: 쿠쥬 하나 코엔) >> 쿠쥬 코겐 코티지 체크인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구주 고원 경로>
원래 계획했던 이 날의 일정은 아소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히고타이 공원(ヒゴタイ公園)으로 이동한 후 숙소 체크인 시간인 오후 3시에 맞춰 쿠쥬 코겐 코티지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출발하기 전 미리 준비해둔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까지 해결하고 히고타이 공원으로 이동했다.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막다른 길 같은 느낌이었고 차들의 통행도 전혀 없었다. 느낌이 싸했다. 뭔가 잘못된 듯한 느낌적 느낌이랄까?
찝찝한 마음을 억누르며 도착한 히고타이 공원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운영 중단의 느낌이 폴폴 났다. 차도 한 대 없고 폐허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곳까지 찾아온 정성이 아까워 입구까지 접근을 시도해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니 쇠사슬로 입구를 막아놓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 짜증… 이건 뭔가요. 어째서 운영을 안 하는 것인가요? 하아, 주변의 관리 상태로 보아 한참 동안 운영을 안 한 것 같았다. 하루 이틀 문 닫은 것이 아닌 듯한 모습인데…
갑자기 틀어진 일정에 조금 당황을 했지만, 다음날 아침 일정으로 잡아둔 쿠쥬 하나 코엔으로 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공백이 된 다음날 아침 일정은 대기 목록에 있던 나베가타키 폭포로 변경했다.
구주 고원의 파란 하늘 아래 만난 쿠쥬 하나 코엔
히고타이 공원에서 쿠쥬 하나 코엔은 차로 약 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 주차를 하고 입장권 (성인 1,300엔)을 구매했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살짝 놀라긴 했다. 하지만 안내 책자에 적혀있는 것처럼 약 500여 종의 5만 송이에 이르는 꽃밭을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각종 비용을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긴 하다. 또한 전체 면적이 약 20헥타르 (60,500평)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이기도 하다. 싼값에 대충 관리하기보다 비싼 값에 철저히 관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부지가 넓기 때문에 관람에 최소 3시간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예상한 것과는 달리 실제로 소요되는 관람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이 구획 별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개화 시기가 아닌 구역은 동선에서 자연스레 빠졌기에 1~2시간 정도면 아주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다. 우리는 12시 45분 즈음 도착하여 2시 반을 조금 넘겨 쿠쥬 하나 코엔을 떠났다.
위 표에 따르면 시기적으로 우리 모녀가 방문한 5월에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듯하다. 5월에는 팬지, 리빙스턴데이지, 네모필라, 봄꽃 밭, 포피와 구주 가든, 로즈 가든, 클레마티스 가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날씨에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겠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22일에는 위 리스트에 있는 팬지, 리빙스턴데이지, 네모필라, 봄꽃 밭, 포피가 모두 활짝 만개하여 가장 예쁜 모습이었다. 날짜는 진짜 잘 잡아 방문했다 싶다. 구주 가든에는 시들어가는 꽃과 활짝 핀 꽃들이 적절히 섞여 있었지만, 로즈 가든은 대부분 개화 전이었다. 클레마티스 가든은 시즌이 아니었던 라벤더 언덕과 꽃잔디 언덕 쪽에 있어 모르고 지나친 듯하여 조금 아쉽다. 이래서 지도를 잘 보며 다녀야 하는데 항상 귀차니즘에 빠진다.
쿠쥬 하나 코엔 방문 정보
- 맵코드/전화번호: 440 464 346*82 / 0974-76-1422
- 입장료: 성인 1,300엔 / 어린이 500엔
- 영업시간: 8:30AM ~ 5:30PM
- 공식 홈페이지: http://www.hanakoen.com
대중교통으로는 방문이 어려운 쿠쥬 하나 코엔
쿠쥬 하나 코엔은 역시 산속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에겐 접근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듯하다. 확실히 도심 관광이 아니면, 접근성의 이유로 렌터카 이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유후인 역에서 아소유후고원버스 1호 노선을 이용할 경우, 중간 정차 관광지로 쿠쥬 하나 코엔에 잠시 들릴 수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해당 노선의 운행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 같다. 열심히 인터넷으로 정보를 뒤져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쉽다… 쿠쥬 하나 코엔을 방문하려면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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