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공주 수국 명소 유구색동수국정원에 다녀왔다. 무더운 날씨가 무서워 절대 수국 구경하러 갈 엄두를 못 내는데,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대체 무슨 요물인지 나도 모르던 우리 동네의 수국 명소인 유구색동수국정원 피드를 자꾸 보여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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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수국 명소 유구색동수국정원
요즘 한창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몰이 중인 유구색동수국정원은 공주시의 수국 명소이다. 공주시 유구읍의 유구천 1km 구간에 약 22종에 이르는 16,000본의 수국이 심어져 있는 중부권 최대 수국 정원이라는 사실이 내가 이곳을 방문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뭐든 최대는 좋은 거니까~
유구읍 최초 방문이라 주차장 위치도 미리 파악하고 근처에 겸사겸사 둘러 볼 곳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전 공부를 살짝 해보았다.
섬유의 도시 공주시 유구읍
유구읍은 공주시의 북서쪽 끝에 위치하여 예산군과 접해있다. 공주시 행정구역 내 유일한 읍으로 과거에 상당히 번성했던 동네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과거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90년대 중반부터 저렴한 중국산 직물 수입으로 직조업이 직격탄을 맞기 전까지 유구는 매우 번성한 동네였다고. 한복에 사용되는 색동 직물은 오직 유구에서만 만들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라 한다.
그래서 유구색동수국정원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외국으로 각종 섬유를 200만 불 이상 수출하고 있는 곳이고, 고급 한복지의 80%가 유구 직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복이 일상생활에 자주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다 보니 수요가 줄어 점점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의 번화했던 방직 공장도 다수가 문을 닫은 상태라 한다. 유구의 섬유산업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수국정원 근처의 [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 함께 방문하는 것도 매우 좋을 것 같았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아쉽게도 포기했다.
이 수국정원을 조성한 데에는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동네에 새 숨을 불어넣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마음에 부응하듯 수국 명소를 검색하면 공주시의 수국 명소로 유구색동수국정원이 검색 상위에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전체 조경이 많이 아쉬운 수국정원
곧 장마 시즌이라 매우 습하고 더운 날씨였지만, 장마가 시작하고 나면 방문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아 아침 일찍 유구읍으로 향했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유구천으로 걸어가는데…
앜, 카메라 배터리를 안 끼우고 왔다!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생각에 짜증이 났지만, 사실 이날 너무 더워서 카메라 들고 다니기도 몹시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약간의 보정 과정을 거치니 그리 나쁘진 않았다. 약간 흐린 눈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저 사진으로만 만족했다는 점이다. 사진으로 보는 풍경과 쌩눈으로 보는 풍경에는 차이가 좀 있었다. 수국 정원을 조성한지 몇 년 안 되었기 때문인지, 전문가가 참여한 것이 아닌 동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조성한 곳이라 그러한지 아쉽게도 아직 조경 관리가 좀 미숙하여 바닥에 덮어 놓은 검정 비닐이 심하게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었다. 내가 검정 비닐을 보러 온 것인지, 아름다운 정원을 보러 온 것인지 혼란이 오는 순간이다. 물론 단지 동네 주민들의 공간에 외부인이 찾아와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너무 기대치가 높았던 것일까?
사진을 잘 못 찍는 똥 손이라면… 다른 수국 정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유구색동수국정원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뭐든지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리듯 전체적인 조경을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 나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정원은 자연발생적인 공간이 아닌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핵심 포인트인데, 아직 초기라 인위적인 느낌을 많이 지우지 못했다.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인위적인 느낌은 점차 약해질 것이다. 한 3~4년쯤 후에는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일 거라 예측해 본다.
그전까지는 사진을 찍고 난 후 Crop을 잘 하는 것으로 보완하거나, 다른 수국 명소를 찾기로 하자! 개인적으로 파란 수국을 제일 좋아하는데 유구색동수국정원에서는 가장 일찍 개화한 후 대부분이 진 상태라 아쉬웠다. 조금 더 일찍 방문했어야… 오늘 기준 가장 만개했던 핑크 아나벨 품종의 수국 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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