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 1차 접종 실시한 후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5종 백신 중 제일 마지막으로 도입된 노바백스 백신의 접종이 2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미루고 미루던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지금껏 안 맞고 버틴 나 같은 사람들이 접종 대상이며, 다른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심했던 사람들에 한해 교차접종을 허용한다고~

뒤늦게 노바백스 1차 접종을 한 이유

대체적으로 예방접종이라는 것들에 좋은 경험이 없는 나는 화이자, 모더나 같은 새로운 아이들을 맞을 마음이 1도 없었다. 그나마 기존의 백신 제조 방식과 동일하다는 얀센이나 노바백스라면 접종을 고려해 볼 맘이 있었으나, 얀센은 대상자가 아니었고 노바백스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자택 프리랜서라 출퇴근이 필요 없고, 코로나 발생 이후 식당이나 카페를 전혀 가지 않으며, 사교 모임 따윈 온라인으로만 하는 사람인지라, 유일하게 가는 곳은 마트 아니면 병원인데…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니 이젠 일반 병원에서도 신속 항원 검사를 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자면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여도 격리에서 제외하는 상황이 정말 너무 찝찝한 것이다. 갈수록 감염자와 접촉할 확률이 늘어만 가는 상황인 것이다.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 그리고 각종 방역 규제가 더 느슨해지기 전에 백신을 맞기로 했다.

노바백스 1차 접종이 14일부터 시작되었지만,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접종 후 아프게 되면 곤란했다. 과거 백신 접종 경험 상, 내 기준으로 최소 1주일은 비워둬야 변수가 없을 것 같았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후 한 1주일 정도 신규 프로젝트를 받을 수 없다고 거래처와 일정을 조정한 후 2월 25일 잔여 백신 예약을 통해 노바백스 1차 접종을 실시했다.

노바백스 1차 접종
20220225 @ 노바백스 1차 접종 실시

노바백스 1차 접종 후 부작용에 시달리다

노바백스 1차 접종 (14시 20분) – 오른팔에 접종 완료 (왼손잡이)

접종을 해 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지금까지 1차 접종을 안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 물으셨다. 궁금하기도 했을 듯. 남들은 3차까지 맞았는데 이제야 1차라니. 백신과 관련 있는 기저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계속 주의관찰이 필요한 의료적 질환이 있고, 백신을 맞으면 항상 과도한 반응이 있어서 화이자나 모더나는 맞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바백스 1차 접종 후 1시간 – 발열과 근육통 시작

병원이 집 근처여서 (도보로 15분 거리) 아나플락시스 반응을 대비해 30분 대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백신 패스 앱에 접속하니 미접종자가 아닌 1차 접종 완료로 뜬다. 신속한 시스템 업데이트에 감탄하며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드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너무 무겁다! 응? 왼팔로 핸드폰을 들어보니 평소 무게다. 잠시 어리둥절하다 곧 주사 맞은 팔이 뻐근해 팔에 기운이 없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백신 맞고 이제 겨우 1시간 정도 되었는데 반응이 왜 이렇게 빠른가 싶어 이마를 짚어 보니 이미 따땃~하게 미열이 시작되고 있었다.

노바백스 1차 접종 후 1.5시간 – 본격적인 백신 접종 증상 발현

언제든지 침대와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빠르게 세수를 하고 잠옷으로 환복 후 다시 소파에 앉는데 오른팔 위 목 언저리가 저릿저릿했다. 점점 저릿저릿한 느낌이 오른쪽 볼로 퍼지더니 오른쪽 뒤통수까지 저리기 시작했다. 머리가 앞뒤로 반쪽만 저리는 상황. 기분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Tingling sensation이라고 표현하는 게 제일 정확할 듯한데 주물러도 이 기분 나쁜 감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해 보았으나, 잠은 안 오고 슬슬 추위가 느껴졌다. 오한 발생! 이불을 하나 더 꺼내고 한 겨울에도 안 입는 두꺼운 기모 후드를 잠옷 위에 겹쳐 입었다. 이불 속에서 본격적인 시체 모드 실시.

노바백스 1차 접종 당일 밤

밤 새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에 시달렸다. 두통은 찬 물수건을 얹어 두면 참을 수 있는 정도라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않았다. (참기 어려운 통증 아니면 진통제는 잘 안 먹는 서.타.일) 덕분에 밤새 잠을 전혀 못 잤다. 몸이 아프니 끙끙대느라 잠에 들지 못했고, 물수건이 뜨뜻해지면 두통이 심해져서 수시로 찬물에 적셔야 했기에 잠이 들 수 없었다.

노바백스 1차 접종 만2일 차

증상에 차도가 없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오른쪽 안면부, 후두부의 tingling sensation도 계속되었다. 근데 이게 또 매우 심한 증상이면 약을 먹거나 할 텐데,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을 정도만 아프다. 평소에도 참 자주 진통제를 먹을 일이 있는 인간이라 엄청 심하지 않으면 안 먹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접종 2일 차도 시름시름 누워서 버텼다.

노바백스 1차 접종 만3일 차

접종 후 48시간이 지났는데도 증상에 차도가 없어 집에 있는 타이레놀 500mg 1정을 먹었지만 아무 느낌이 없다. 적어도 열이 좀 내린다거나 두통이 약해진다거나 근육통이 조금 나아진다거나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 약도 안 먹은 느낌이다. 다음 복용 시간에는 2정을 먹어 보았다. 아무 느낌이 없다. 미친다… 그렇다고 3정을 먹을 수는 없잖아, 용량 초과인데.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이 내게 효과가 없는 것인가 싶어 다음 복용 시간에는 애드빌(이부프로펜) 2정을 먹어봤다. 역시 아무런 차도가 없다. 아, 이때부터 입만 열면 쌍욕이 나오기 시작했다. 왜! 왜! 왜! 약을 처먹었는데 반응이 없냐고!

노바백스 1차 접종 만4일 차

72시간이 지나니 그나마 내 빈정을 매우 상하게 하던 우측 안면부와 후두부의 tingling sensation이 소실되었다. 기부니가 한결 좋아지며 쌍욕을 내뱉고 싶은 화가 좀 줄어들었다. 근육통도 많이 좋아졌는데 발열과 오한, 두통은 여전했다. 어차피 약이 전혀 효과가 없어 약 복용은 포기했다. 다행히도 고열은 아니지만 하루 24시간 꾸준히도 열이 지속되고 있다. 덕분에 계속 춥고, 계속 머리가 아프다. 밤마다 찬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 두어야 통증이 덜 한데 그 덕에 오한은 더 심해진다. 질병관리청에서 온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신고 링크를 통해 내가 겪고 있는 부작용을 상세히 보고했다. 부작용 통계에 나도 포함시켜라!

노바백스 접종 만1주일 차

근육통은 완전히 사라졌다. 발열도 이젠 미열 수준으로 호전되긴 하였으나 24시간 미열이 지속된다. 예전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을 때도 한 1주일 정도 미열이 계속되긴 했다만, 그때는 낮 시간에는 괜찮다가 저녁 시간에 잠깐씩 미열이 발생했지, 하루 종일 내내 열이 났던 건 아니었다. 이노무 코로나 백신을 대체 뭘로 만든 것이냐고요! 열이 계속되기 때문에 계속 춥다. 내가! 내가 춥다니! 난 추위를 모르는 인간인데, 춥다! 이런 해괴한 일이! 날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춥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괴기한 사건인지 알 것이다. 일주일 내내 신발을 신어보지 못했다. 하루 종일 누워있다 잠시 밥 먹으러 일어났다, 다시 눕기를 반복하고 있다. 거의 애벌레 같은 삶이다.

노바백스 1차 접종 만2주일 차

징글징글한 미열과 오한 때문에 미쳐버리겠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미열에 시달릴 줄 생각도 못 했다. 접종 후 10일차에 미열이 없는 것 같아 근육 소실 걱정에 잠시 산책을 다녀왔다 이틀을 앓아 누었다. 13일 차에도 역시 점심 먹고 산책을 시도했다가 다시 앓아 누었다. 청소기만 돌려도 다시 미열이 발생하고, 세탁기를 돌린다고 잠시 몸을 움직여도 미열이 발생한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저 먹고, 자고, 쉬는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노바백스 1차 접종 만3주일 차

노바백스 접종 전에 딱 1주일 정도만 업무 일정을 비워 두었는데 그다음 주도 프로젝트 일정이 없어서 다행히 2주 동안은 오롯이 쉴 수 있었지만, 3주 차부터 어쩔 수 없이 일을 병행해야 했다. 앉아 있을 힘이 하나도 없는데, 마감을 맞춰야 해서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극심한 두통이 몰려오고 잠시 누워있으면 좀 가라앉고. 다시 일어나 일을 하면 쓰러질 것 같고. 정말 울고 싶었다. 아 쒸, TV에서 백신 꼭 맞아야 한다며 주둥이 털어 대던 인간들 다 먼지나게 줘 패고 싶다. 접종 후 3~4일이 지났을 때 왔던 백신 부작용 신고 링크로 재차 부작용 신고를 하며 울화통을 가라앉혔다. 1차 접종 3주 후에 맞아야 할 2차 접종은 당연히 안드로메다로…


노바백스 2차 접종 포기

결국은 그렇게 되었다. 노바백스 2차 접종은 불가능했다. 내가 병원까지 이동할 기운도 없는데 무슨 주사를 맞는담? 극도로 안 좋아진 내 몸 상태 어떻게 보상해 줄 거냐고. 3주 차에 일을 병행하면서 극도로 힘이 들어 결국 거래처에 당분간 신규 업무를 맡지 않겠다고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 백신 맞고 건강만 털린 게 아니라 일도 중단해서 돈도 털리는 중이다.

그나마 내가 프리랜서라 눈치 안 봐도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직장인이었으면 휴직을 곱게 허락해 줄 회사도 없으니 아마도 사직서를 내야 했을 것 아닌가! 앉아 있을 기운도 없어 대부분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판국이다. 3주 동안 거의 매일매일 미열과 오한, 두통에 시달리다 보니, 체력이 조금씩 고갈되면서 바닥을 친 상태인 듯.

그렇게 다시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가 되다

그냥 안 맞을 걸 괜히 시도했다가 2022년 봄을 통째로 도둑맞은 느낌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노바백스 1차 접종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다. 내 건강 상태는 여전히 떡이고,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벌써 3월 마지막 주라고! 곧 4월인데 과연 4월이 되면 백신 맞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코로나 백신 맞고 영혼까지 털린 느낌이다. 역시 최고의 방역은 마스크 착용이었어! 3월 말 요즘 확진자 수 레알이냐? 30만 명 대 확진자라니… 뭐 60만 명이 넘었을 때도 있었지만, 높은 접종률이고 뭐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요즘의 코로나 상황이다.

어차피 안 맞았던 백신 끝까지 마스크로 버텼어야 했는데, 왜 백신을 맞겠다고 했을까? 나보다 더 심하게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 비하면 불평할 수준도 아닐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 문제가 제일 커 보이는 법이니까^^ 나는 오늘도 TV를 보면서 백신 맞으라는 소리가 나오면 쌍욕을 내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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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22-4-29) 힘들었던 시간이지만 그래도 큰 탈 없이 코로나 백신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병원 방문 없이 셀프 체질식으로 후유증 극복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국립공원여권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서울 신용카드 인천 일본 일상 전라도 제주 충청도 캄보디아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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