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고속버스 타고 안동 하회마을 당일치기 여행하기

안동 하회마을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했다. 직장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 토요일과 일요일. 안동이 절대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1박2일 여행을 하기엔 돌아오는 월요일이 걱정이었다. 주말에 하루는 집에서 늘어지게 쉬어야 한다는 의지로, 금요일 저녁 심야 고속버스를 이용해 토요일 당일치기 안동 여행을 감행했다.

안동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며 새벽을 지세우다

분명 버스 스케줄 상으로는 안동 터미널에 도착 후 1~2시간 기다리면 하회마을 행 첫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서 자고 한 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되니 그리 힘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 착각이었어!

심야 고속버스는 제한속도 따윈 가뿐히 무시하고 달리는 거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 여긴 미국이 아니지. 잠시 졸았나 싶었는데 내리란다. 터미널에서의 대기 시간은 약 1~2시간 정도에서 3~4시간 정도로 늘었다. 안동 터미널은 터미널이라고 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이라 딱히 앉아있을 공간도 없었다. 요 근래 서울이 너무나도 과하게 포근했던지라, 남쪽이니 훨씬 더 따뜻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터미널이 어찌나 춥던지, 같이 버스에서 내렸던 다른 승객들도 추위에 안절부절이었다. 따뜻한 음료라도 마시면 괜찮을 것 같았으나, 터미널 주변을 돌아도 뭐 하나 없다. 편의점도 없고 새벽이라기 보다 밤에 가까웠기에 매점도 문을 열기 전이었다.

첫 차 타고 안동 하회마을 도착

20070317 @ 아무도 없는 안동 하회마을

추위와 기다림의 고통이 끝나고, 드디어 첫 버스에 탑승했다. 한 시간을 넘게 달리고 달려 도착한 하회마을은 너무 이른 시간 덕에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아침 이른 시간에 구름이 가득한 하늘과 강한 바람까지 불어 대니 너무 추웠다. 서울보다 한참 아래지만, 내륙이라 더 춥다고 마마님이 말씀하셨다.

20070317 @ 처마에 매달린 닭 집

하회마을을 이리저리 돌다 새끼 꼴을 준비를 하시며 분주하신 동네 주민을 만났다. 옆에는 짚으로 만든 물건을 이것저것 걸어 놓았다. 중간의 큼지막한 물건이 무언지 그 쓰임이 궁금해 물으니 닭이 알을 낳는 집이란다. 구렁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래 사진처럼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으면, 닭이 그 집으로 올라가 알을 낳았다고 한다. 닭도 저 정도 높이까지는 날 수 있단 말이구나!

20070317 @ 하회마을에서 바라보는 부용대

강 너머로 사진 포인트라는 부용대가 보였다. 하지만 강 근처로 가까워질수록 거세지는 바람에 더 이상의 접근은 무리였다. 아, 춥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라 날씨도 안 좋았고 너무 일찍 도착해 썰렁하기까지 했던 하회마을이었다. 물 깊고 산 깊은 마을은 남쪽이라도 춥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

생리통과 편두통이 갈수록 심해지는 탓에 추운 몸을 녹이고자 실내에서 구경할 수 있는 근처의 탈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한국의 탈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탈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흥미진진했다. 더불어 기념품 샵에서 하회마을 방문 기념으로 액자형 하회탈을 구매하였다. (가격은 매우 비쌌으나 예뻤음) 내부 촬영 금지라 기억할 만한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쉽다.

안동 민속박물관과 안동 민속촌

탈을 잔뜩 사 들고 다시 버스를 타고 안동 시내로 돌아왔다. 헛제사밥이랑 안동 찜닭 중 하나를 먹으려 하였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군… 비는 오고, 날씨는 춥고, 다리는 아프고… 한참을 방황하다 안동 간고등어 집에 들어가서 정식을 먹었는데 오호~ 매우 맛있었다!

배 터지게 먹고 나니 서울행 버스 시간이 참 애매하다. 결국 계획을 수정하고 안동 민속박물관에 갔다. 역시 이곳도 사람이 없었는지 박물관 직원 분이 가이드 설명을 해 주셨다. 그냥 둘러보는 것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니 더욱 재미있었다. 감사합니다!

20070317 @ 안동 민속촌 산책

박물관을 나와 주차장을 지나쳐 박물관 광장 쪽으로 계속 걷다 보면 언덕으로 민속촌이 있다. 드라마 해신의 촬영장으로 사용한 것을 해체하지 않고 일부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잠시 가볍게 둘러보기 좋았다. 바로 옆으로 월영교도 있지만, 말이 바로 옆이지 컨디션 최하 상태의 뚜벅이로서는 상당히 많이 걸어야 하는 위치다. 다음 번 여행 때 방문하기로 기약하고 서울로 귀환했다.

새벽에 안동터미널에서 추위에 떤 탓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당일치기 여행이었던 점이 아쉽다. 결국 저녁에 진통제 먹고 완전 뻗고 말았다. 앞으로 야간 심야버스 이용 여행은 절대 안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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