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캐논 EOS M5를 샀다. 카메라 사기가 이렇게 힘들까? 작년 11월에 출시를 했으나 매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계속 기다리고 기다리다 캐논 e-store에 재고가 풀려 겨우 구매하게 된 캐논 EOS M5. 내 인생 3번째 카메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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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M5를 사게 된 계기
내 첫 카메라는 캐논 Powershot S230이었다. 첫 직장에서 맞이하는 첫 휴가를 위해 큰맘 먹고 구매했던 카메라였다. 2003년 초에 구매하여 2008년 말까지 꼬박 6년간 잘 사용했다. 아쉽게도 2009년부터 조리개가 열렸다 안 열렸다 충전이 되었다 안 되었다를 반복하여 안녕을 고했다. 내 손바닥만 한 크기라 막 가지고 다니기 편해서 정말 곳곳을 누비며 주옥같은 여행 기록을 남기게 해준 소중한 카메라였다.
두 번째 카메라는 후지 FinePix S100FS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화질과 망원 화각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에 2008년 10월 초 도쿄 여행 직전에 고배율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똑딱이 카메라를 구매했다. 익숙한 캐논으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 시절 캐논은 하이엔드 똑딱이를 생산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 당시에는 하이엔드 카테고리에서 평판이 좋았던 후지 FinePix S100FS를 구매했다. 정말 너무나 아슬아슬하게 여행 전날 밤에서야 택배로 배송을 받아 겨우 배터리만 충전시킨 후 바로 실전 모드로 들어갔다. 설명서를 미쳐 못 읽어서 오토 모드로 대충 찍고 돌아왔지만, 구형 똑딱이 카메라와는 사뭇 달라진 사진 퀄리티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최근까지 사용하다 새 카메라를 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무거워서다. ㅠㅠ 그렇다, 정말 너무 무거웠다. 자그마치 918g! DSLR 뺨치는 무게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아예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고 비루한 핸드폰 카메라로 대충 찍는 사태가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사람이 핸드폰 카메라에 만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화면으로 사진을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난 사진을 주로 대형 화면으로 보는 서.타.일. TV로 연결해서 슬라이드 쇼 형식으로 사진을 감상하는 게 취미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TV로 보면 화딱지가 나는 상황. 벽돌을 들고 다니는 기분이라도 후지 S100FS로 찍었어야 했다고 늘상 후회하지만, 막상 나갈 때는 무게 때문에 망설이다 몸만 나가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어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하기로 결심!
지금은 미러리스의 시대
그렇다. 지금은 미러리스의 시대이다. 그 사이 DSLR의 시대는 저물고 미러리스의 시대가 열렸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미러리스 카메라의 리더는 소니다. DSLR의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던 캐논과 니콘은 당연히 DSRL에 집중했기에 미러리스의 리더 자리는 소니가 차지했다.
미러리스 분야의 후발 주자로 뛰어든 카메라 제조사들이 소니를 따라잡으려 열심히 노력 중이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나는 소니를 사기 싫었다. 왜냐고 물어봐야 답은 없다. 그냥 싫다. 내게 소니라는 브랜드는 음향 기기나 영상 매체의 명가로만 인식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난 옛날에도 음향기기는 아이와(AIWA)만 썼다. ㅋㅋㅋ 결론은 소니에는 그냥 정감이 안 간다는 점이다.
그렇게 마땅히 살 카메라가 없는 상태로 계속 신제품 출시 정보를 열심히 팔로우하던 중 캐논 EOS M5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그간 캐논 브랜드의 어정쩡한 미러리스 제품과는 다르게 제법 제대로 된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리뷰를 확인하고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다는 말이 많았으나 대안이 없었다. 그래서 쿨~ 하게 카드를 긁기로 결정…하면 뭐 하니? 살 수가 없는데!!!
요즘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초도 물량을 매우 극소량으로 잡는 게 트렌드인 건가? 재고 관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재고가 없어서 못 사는 게 정상인가? TV 방송에서 캐논 EOS M5 광고는 엄청 해대는데 살 수가 없는 건 무슨 시추에이션이냐고요.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캐논 EOS M5 PPL로 계속 나오고…
광고 그만하고 제품 좀 팔라고!
내 손에 들어온 캐논 EOS M5
EOS M5 출시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결국 구매에 성공해 내 손에 들어왔다. 감격스러움과 텅장의 허탈함이 함께 몰려온다. 그러나 올여름 대망의 캐나다 로키 여행이 잡혀 있기에 필수불가결한 지출이라고 열심히 자기합리화 하는 중이다. 나는 IT 블로거도 아니고 수익형 블로거도 아닌 일기형 블로거이므로 개봉기나 제품 스펙 안내 따윈 생략하기로 하고 바로 첫 출사를 다녀온 얘기를 해보겠다.
EOS M5 + EFM 11-22mm 조합 첫 출사
카메라 택배를 받고 방구석에서 몇 장 찍어본 것으론 제대로 잘 작동하는지 확인이 어려울 것 같아 첫 출사 겸 보령 대천항에 가 보기로 했다. 마마님이 공주로 이사 오니 시장에 수산물이 별로 없다고 하신 게 기억이 남아 바닷가 항구 쪽이면 수산시장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제일 가까운 항구로 목적지를 정한 것이 보령 대천항이었다.
대천항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근처를 구경했다. 좌측으로는 수산시장, 우측으로는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나름 규모가 있는 항구였다. 아무래도 바닷가라 번들렌즈 대신 광각렌즈를 장착하고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다. 와, 광각렌즈가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예전 카메라로는 전체를 다 잡으려면 끝없이 뒤로 뒤로 뒤로 물러선 다음에 찍어야 했는데, 11mm로 놓고 찍으니 코앞에서 찍어도 다 잡힌다. 캐나다 여행 때문에 미러리스의 축복이라는 22mm 대신 11-22mm를 구매한 상태라 11mm 화각 위주로 테스트를 해 보았다.
11mm로 수산시장 내부 전경도 한 화각에 잡을 수 있고 22mm로 zoom-in 하면 어항 속 게도 찍을 수 있었다. 뭐 더 가까이 들이 대면 더 자세하게도 찍을 수 있을 듯하니 캐나다 여행에 딱 1 body + 1 lens로 떠나도 충분할 듯!
캐논 EOS M5(427g) +EFM 11-22mm(220g)의 조합이 647g이니 918g인 후지 FinePix S100FS 보다 271g 가벼운 셈이다. 번들 렌즈인 15-45mm(130g)에 비해 11-22mm가 90g 더 무겁지만, 캐나다 로키는 광각으로 담는 게 최선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뭐 둘 다 가져가도 되겠지만, 내게는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 1 body + 1 lens 구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래서 어댑터 무게 안 늘리려고 조리개 수치도 더 좋고 가격도 더 저렴한 EFS 10-22mm f3.5-4.5 USM 놔두고 조리개 더 나쁘고 가격도 더 비싼 네이티브 EFM 11-22mm f4-5.6 IS STM 산 거 아니겠어?
만족스러운 캐논 EOS M5 구매
후지 FinePix S100FS를 구매한 이후 8년 반이나 지난 상태라 어떤 카메라를 샀어도 만족했을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니 9년 차 카메라는 거의 골동품 수준으로 전락한 듯. 남들은 수시로 카메라를 사고팔고, 다시 사고 다시 팔고 하더라. 난 한 번 사면 망가질 때까지 사용하는 편이라 이번에 구매한 캐논 EOS M5도 골동품 수준이 될 때까지 계속 쓸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 렌즈는 렌즈 교체형이라 카메라 바디는 계속 써도 렌즈를 자꾸 추가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내가 사진작가도 아니고 그냥 여행이 취미인 인간일 뿐이니 한동안은 번들 키트와 11-22mm만으로 만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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