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여행 – 대나무숲과 죽통밥

담양 여행의 첫 목적지 죽녹원
20070421 @ 담양 여행의 첫 목적지 죽녹원 입구

당일치기 담양 여행은 너무 무리 아닌가 싶어 4월 20일 금요일 아예 여행 배낭을 메고 출근을 했다. 사무실 사람들이 또 주말여행 가냐고 한 마디씩 한다. 나 같으면 잠을 자겠네, TV를 보겠네 등등… 말들이 정말 많다! 당신들이 주말에 뭘 하던 관심 없으니 제발 내 주말도 신경 꺼줬으면 해!

칼퇴를 하고 센트럴시티에서 마마님과 접선 후, 고속버스로 전라남도 광주로 이동했다. 서울에서 담양까지 가는 직통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담양 여행의 가장 일반적인 루트는 광주를 거쳐 담양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광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늦은 밤이다. 내 첫 광주 터미널과의 인연은 삥 뜯는 깡패님을 목격한 경험으로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라, 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터미널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서둘러 숙소를 잡았다. 내 평생 묵어본 숙소 중에 가장 허접하고 비루한 그렇지만 매우 비싼 숙소였지만, 밤거리를 좋은 숙소 찾겠다고 돌아다닐 마음이 없었으니 그냥 대충 하루 저녁 묵기로 했다.

담양 여행의 시작, 죽녹원

다음 날 아침, 아침밥을 챙겨 먹고 광주 버스터미널에서 담양으로 출발했다. 담양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하차하니 바로 앞 도로에 택시가 줄줄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모녀에게 택시 안 타고 어딜 가느냐 물으셨다. 죽녹원 가는데 가까우니 걸어갈 거다 말씀드리니 담양 관광 지도를 하나 주신다. (이 날 하루 지도의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감사합니다.) 담양 여행의 첫 코스로 정한 죽녹원은 터미널에서 20분쯤 걸으면 나온다. 가는 길이 한산하고 걷기 좋으므로 택시를 타기보단 걷기를 추천한다. 아름다운 관방제림을 따라 걷다 보니 다리 건너편에 죽녹원 입구가 보였다.

20070421 @ 담양 죽녹원의 아름다운 풍경
20070421 @ 추잡하고 저질스러운 당신의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지 맙시다.

죽녹원 들어가는 길목부터 예쁜 등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한 장식이었다. 쭉쭉 뻗은 대나무 숲을 산책하다 보면 여기저기 알포인트라고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에 대한 설명을 적어 두었다. 확실히 풍경이 아름다우니 촬영한 영화가 한두 편이 아니었다.

남도에서나 볼 수 있는 대나무 숲을 즐기다 보면 예의 없는 관광객들이 저지른 만행의 흔적을 이곳저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제발 이러지 좀 맙시다.

담양 관방제림

20074021 @ 담양 여행 필수 코스, 관방제림

죽녹원을 나와 바로 앞에 있던 관방제림으로 향했다. 경치가 참 좋은 곳이었다. 돌 징검다리도 건너고, 구름다리도 건너고, 풍경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5월에 열리는 대나무 축제 때 여러 가지 행사가 이곳 관방제림에서 열린다고 한다. 그때 맞춰오면 좋겠지만, 나처럼 사람이 바글거리는 걸 싫어한다면 축제 전/후 시기에 가면 한산한 시기에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축제 시기는 그 지역의 최적의 시기이므로 축제 전/후 1주일 내외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관방제림에서 대나무골 테마공원까지는 버스 노선이 매우 애매했다. 마침 버스를 타야 하는 길 전체가 도로 공사 중이라 버스 정류장까지 쌩쌩 달리는 차들을 피해 어렵게 걸어가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죽녹원보다 규모 자체는 크지만 대나무의 질이 죽녹원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뚜벅이 여행자로서 거리적인 면이나 시간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굳이 여행 포인트로 선정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왔기 때문에 이곳저곳 빠지지 않고 둘러보았다.

테마공원 안에는 대나무 숲과 소나무 숲이 함께 있는데, 소나무 숲 쪽으로 넘어가기 전 언덕 부근에 광주 민주화 운동 때의 사진을 전시해 놓은 조그만 갤러리가 있었다. 뭔지 모르고 불쑥 들어갔다 사진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들어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20070421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내 전설의 고향 세트장

테마공원을 다 돌고 나오면 출구 쪽으로 ‘전설의 고향’ 촬영 세트장이 나온다. 어렸을 때 즐겨 보면서 엄청 무서워도 했던 바로 그 전설의 고향이다. 세트장의 모습이 매우 눈에 익었다. (과거 전설의 고향 애청자임)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비가 부슬부슬 오는 음침한 날과 어우러지면 상당히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다.

담양 민속체험 박물관

테마공원을 다 돌고 나니 다리가 너무 아프다. 담양 시내 방면 버스가 오려면 거의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해 어쩌나 걱정하고 있는 사이 택시를 발견했다. 목적지를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라고 말했으나, 자기가 기다려 줄 테니 민속체험 박물관에 들렀다 가라며 반강제적으로 민속체험 박물관을 가게 되었다. 상술이 느껴지는 택시 아주머니께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한곳을 더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둘러보고 나오라는 말에 박물관에 들어가니 입장료가 세상에나 마상에나 너무 비싸다. 하지만 왔는데 안 보는 것도 좀 찝찝할 듯하여 비싼 입장료를 내고 입장했다.

20070421 @ 담양 민속체험 박물관 내 전시물

여러 가지 볼거리는 꽤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매우 오고 싶어 온 곳이 아니라 왠지 바가지 쓰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볼거리는 정말 있긴 했다. 과거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여러 전시물 들이 있었고, 과거를 회상하며 이 땐 이랬구나 하며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었다. 박물관 외부도 민속체험이라는 이름처럼 뭔가를 체험할 수 있게 아기자기 꾸며져 있었다.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에는 나름 재밌을 것 같은 곳이다.


민속체험관을 마지막으로 다시 담양 시내로 되돌아와 죽통밥 정식을 맛나게 먹고 대나무 박물관을 돌아보는 것으로 담양 여행을 마쳤다. 언제나처럼 피곤에 지친 상태에서 밥을 먹으니 사진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이 그저 먹는데 열중했나 보다. 집에 와서 보니 그 맛있던 죽통밥 사진이 한 장 도 없었다. 다음 번 여행에서는 꼭 맛난 것 먹기 전에 사진 좀 찍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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