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금강수목원 나뭇잎 방문록
20201020 @ 가을 낙엽으로 만든 금강수목원 방문록

정말 길고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완연한 가을을 맞이했다. 슈퍼 장마로 여름 내내 무더위 없이 지나간 덕에 올해는 가을 날씨가 일찍 시작되어 단풍도 평년보다 이르단다. 정말 내가 딱 좋아하는 요즘 날씨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 금강수목원에 다녀왔다.

금강수목원, 넌 대체 어디 소속이니?

금강수목원은 금강변 국도를 따라 공주에서 세종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새빨간 불티교 건너에 위치한 수목원이다. 이 동네 모든 사람들은 공주 금강수목원으로 부르는데, 세종 시민들은 이곳을 세종 금강수목원으로 부른다고 한다. 뭐 비슷한 사례로 계룡산에 위치한 동학사가 행정구역 상 공주시 소속이지만, 동학사가 대전에서 가깝기에 대전 시민들은 편의상 대전 동학사로도 부르기도 하니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소속 문제는 수목원에 도착해 매표소를 통과할 때 발생했다. 코로나 시국인지라 입장 시 체온을 재고, 방문객 명부를 작성한 후 입장료와 주차비를 납입하고 나서 입장하게 된다. 우리는 공주시민 자격으로 입장료 면제 대상이라 주차비만 내고 입장을 하려는데, 앞서 들어가려던 방문객이 우리를 가리키며 공주시민에게는 왜 입장료를 안 받고 세종시민들인 자기들에게 입장료를 받냐고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공주 금강수목원이니까 니들은 돈을 내야지 뭔 개소리냐 생각하던 그때, 금강수목원은 세종시 행정구역 내에 있는 시설이니 세종시민은 무료로 입장하고 공주시민은 돈을 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뭐? 여기가 세종시 행정구역이라고? (이 지역 출신이 아니라…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래는 공주시였던 땅에 충청남도 산림자원연구소와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산림박물관, 금강수목원, 자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었고, 충청남도민은 입장료가 면제되는 충청남도 소속의 시설이라고 한다. 그러다 세종시를 만들면서 해당 부지의 공주시 땅이 세종시로 편입되어 버렸다고… 산림자원연구소와 그 부속 시설들을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도 없는 문제라 지금까지도 충청남도의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기에 충남도민에게만 무료입장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사정이야 어떻든 꼴랑 1,500원인 입장료 가지고 그렇게 불만을 토로할 일인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안성맞춤인 금강수목원

약간의 소란 끝에 입장한 수목원은 매우 한적하고 조용했다.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평일이라 평소보다는 방문객이 적었을 것이다. 금강수목원은 우리 모녀가 매우 좋아하는 야생은 아니되 잘 정돈된 자연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코로나 창궐과 슈퍼 장마로 올해 대부분을 집안에 갇혀 지낸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숲길을 걸으니 그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매우 단조롭지만 스트레스 가득한 생활 속에서 이렇게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은 가뭄 속 단비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서울을 떠난 것이 얼마나 바람직한 선택이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서울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 이 전염병 시기를 보냈다면 너무 끔찍했을 것 같다. 뉴스에서 전해오는 코로나 소식은 암담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한적한 곳에서 이렇게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미국도 대도시 위주로 Exodus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지 않은가?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인구가 밀집된 생활 환경은 점점 더 위험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 같다.

20201020 @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금강수목원

볼거리 가득했던 산림박물관

금강수목원 부지는 상당히 넓다. 금강자연휴양림과 동물마을, 산림박물관, 산림환경연구소 등 여러 시설이 함께 있어 정말 튼튼한 다리를 가져야 전체 부지를 빠짐없이 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슬슬 다리가 무겁게 느껴져 수목원의 일부만 본 후 산림박물관으로 향했다. 코로나로 한동안 실내 관람이 불가능했다는 데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열려 있어서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 모녀 외에는 관람객이 아무도 없어서 아주 맘에 쏙 들었다.

산림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산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림자원이라 할 수 있는 소나무에 대한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지역별 소나무의 특징과 외형을 설명하는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6개 유형인 동북형, 금강형, 위봉형, 안강형, 중남부평지형, 중남부고지형 소나무가 있다고 한다. 지도상으로 살펴보니 공주 지역의 소나무는 중남부고지형과 중남부평지형에 걸쳐 있다. 모형을 보니 이해가 확 간다. 역시 Visual Aid의 힘이 참 크다.

경북 울진에 있는 금강송 숲의 소나무가 정말 딱 위 사진의 금강형처럼 생겼고 경주, 포항 지역의 소나무는 딱 안강형처럼 생겼다! 와,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다. 지난 2009년 포항/경주 지역에서 잠시 안 살아 봤으면 몰랐을 지식이다! 포항에서 경주 출퇴근할 때 매일 지나가던 곳이 안강읍이었는데… 지금껏 별생각 없이 봤는데, 이 모형을 보고 나니 바로 머리를 끄덕이게 된다.

아직 안 가신 근처 주민분들께 꼭 가보시라 추천합니다

열대온실, 금강수목원의 포토스팟

산림박물관을 나와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바로 충남산림환경연구소의 열대온실. 다른 계절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가을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최고의 포토 스팟이 될 듯하다. 온실 내부에도 다양한 식물을 구경할 수 있지만 Best of Best는 열대온실 밖에 심어진 다양한 열대 식물이었다. 여러 종류의 외래종 갈대와 벼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요즘 인기가 한창인 퍼플뮬리도 있어 방문 인증 사진 남기기 딱 좋았다. 사실 핑크뮬리인 줄 알고 있었는데 퍼플뮬리로 명시되어 있었다. 수목원 안내 자료니 신뢰도 UP!


전체 부지의 반도 못 본 것 같은데 다리에 피로감이 상당했다. 다리는 피곤했지만 지금까지 방문했던 수목원 중 방문 만족도는 단연 최상위권! 미처 보지 못한 나머지 구역은 다음으로 미루고 금강수목원 방문을 마무리했다. 다음 번 방문은 다른 계절에 시도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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