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경 미야지마 수중 토리이
20070602 @ 일본 3대 절경이라는 미야지마 섬 이츠쿠시마 신사의 수중 토리이

히로시마에 도착한 첫날, 선배 직장 동료와 동네 친구들 틈에 끼어 오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먹고 마시고 수다 떠느라 히로시마 명소는 전혀 보지 못했다. 그래도 둘째 날은 원래 약속했던 목적지인 히로시마 근교에 위치한 일본 3경 미야지마로 향했다. 다만 심각하게 늦잠을 자서 아침 일찍 떠나려는 계획은 산으로 바다로 훠이~ 훠이~ 날아갔지만 말이다.

일본 3경 미야지마, 히로시마에 왔다면 꼭 가야 할 명소

히로시마 근교에 위치한 미야지마 섬은 멀지도 않지만 가깝지도 않다. 전철 + 페리로 이동해야 해서 늦잠을 잔 우리는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기다리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1시간은 잡고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히로시마에서 미야지마 가는 법

JR 패스를 보유한 자라면 당연히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JR 전철 + JR 페리를 타면 된다. 히로시마 역에서 미야지마구치 역까지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근처 페리 선착장에서 JR 페리를 타고 다시 10분 정도 이동하면 미야지마 섬에 도착한다. 로망이 중요한 여행자의 경우 히로시마 노면전차(히로덴)를 이용하여 히로시마 역에서 히로덴미야지마구치 역까지 갈 수 있다. 가격은 JR보다 많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낭만도 한가득이지만, 시간은 1시간이 훌쩍 넘게 걸린다고 한다.

나와 선배는 로망이 딱히 중요하지 않았고, 내가 JR 패스 소지자이기도 했지만 둘 다 심각하게 늦잠을 잤기 때문에 당연히 오래 걸리는 히로덴은 사뿐히 제외했다. 그럼에도 해가 중천에 이르렀을 때가 되어서야 미야지마 섬에 입도할 수 있었던 우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른이가 되자”

미야지마 섬 입도

JR 전철에서 내려 페리 시간을 기다리며 종일 굶은 배를 편의점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페리에 탑승하여 미야지마 섬으로 향했다. 페리에서 미야지마 섬을 바라보니 푸르른 산과 푸른 물에 대비되는 강렬한 색감의 토리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 사진처럼 물에 잠긴 듯한 모습이라 너무 신기 방기할 따름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일본 3경 미야지마 수중 토리이구나!

우리가 입도한 시간이 오후 1시경이었는데 물이 빠지는 중이었다. 대충 눈짐작으로 우리가 방문했던 6월 2일 기준 1~3시 즈음이 간조인 모양이다! 별다른 사전 지식 없이 수중 토리이가 유명하다고만 들었기에 어떻게 물속에 건축물을 지었지 싶었는데, 간조 시기에는 물이 빠지면서 땅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일본 3경이란?

  • 미야기현 마츠시마
  • 교토부 아마노하시다테
  • 히로시마현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

20070602 @ 썰물로 물이 다 빠진 상태의 토리이

히로시마현 미야지마 섬의 랜드마크인 이츠쿠시마 신사는 헤이안 시대 다이묘인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清盛)가 세운 1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사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일본의 여느 신사와 같이 이츠쿠시마 신사도 정면 입구에 토리이가 세워져 있다. 페리에서 내려 이츠쿠시마 신사 토리이에 이르렀을 땐 사람들이 지척까지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물이 거의 다 빠진 상태였다. 멀리서 봐도 큰데 바로 앞에서 보니 정말 크다. 사람들이 옆에 서 있으니 그 크기가 더 실감 난다.

20070602 @ 양말은 젖었어도 아직은 한껏 신난 인간

나도 사람이 많지 않은 틈을 타 바로 코앞까지 다녀왔는데, 컨버스 신발 옆면에 있는 구멍 때문에 양말 다 젖음 ㅠㅠ 그러고 보니 통영 소매물도 여행 때 같은 신발로 그렇게 고생해 놓고, 또 이 신고 왔다. 고생한 보람이 없이 습득 능력이 없는 듯…

20070602 @ (상) 세토내해에서 바라본 이츠쿠시마 신사 (하)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바라본 세토내해

이츠쿠시마 신사는 ‘무나카타 3여신’으로 불리는 바다와 태풍의 신의 세 딸에게 바쳐진 신사라고 한다. 세토내해가 태풍이 수시로 지나가는 경로이다 보니, 바다와 태풍을 관장하는 신을 모신 것이 아닌가 싶다.

늦장 부린 덕에 만조 시의 이츠쿠시마 신사 풍경을 보지 못한 것이 사뭇 아쉽다. 어떻게 봐도 간조 때보단 만조 때 모습이 더 아름다울 것이 분명하지만 잠 때문에 못 본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땀과 눈물이 어린 미야지마 미센 산 등산

이츠쿠시마 신사 너머로 보이는 미센 산 정상을 갈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냥 신사 뒷편으로 느긋하게 산책이나 한바퀴 돌다 페리를 타고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우리에겐 지도가 없었다.

20070602 @ 미야지마 섬의 깡패 사슴들

분명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안내센터에 딱 1장 남은 영어 지도를 챙겨 들고 미야지마 섬 구경을 시작했다. 그랬는데… 이츠쿠시마 신사로 향하던 길목에서 내 옆에 갑자기 나타난 사슴이 순식간에 내 지도를 뺐어 먹은 것이다아아아아아앜!

대체 왜 종이를 먹고 지랄인 거냐고!!!

사슴 과자나 먹지!

내 비명과 선배의 욕설과 주변 관광객들의 폭소가 한데 어우러진 대참사의 현장이었다. 분명 딱 한 장 남은 지도였기에 우리는 필사적이었지만, 사슴은 순식간에 우리 지도를 먹어버렸다. 그 결과 한 바퀴 돌아 상점가로 돌아가는 길인 줄 알았던 산책로는 사실 미센 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였고, 우리는 되돌아가는 것보다 끝까지 가는 게 더 가깝다는 하산객들의 말로 인해 결국 산 정상까지 등산을 했다. 날씨는 더워 죽을 것 같은 상황에 나는 기력을 잃고 선배는 정신줄을 놓았다.

20070602 @ 험난했던 미야지마 미센 산 등산

미야지마 로프웨이

미야지마 로프웨이는 모미지다니에서 시시이와 전망대가 있는 미센 산 정상까지 왕복한다. 우리는 예정 없이 갑작스레 미센 산을 등산했지만 그래도 하산은 편안하게 꼭 로프웨이를 타고 싶었다. 힘들게 올라갔으니 내려갈 때라도 편하게 가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로프웨이가 4시에 마감한다는 점이었다. 느지막이 산책을 시작한 터라 잠시 숨 돌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다리가 후둘후둘 떨리고, 숨이 가퍼 숨 넘어가기 직전이지만 쉬어 갈 수 없었다! 몇 분 단위로 시간을 체크하면서 쉴 세 없이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딱 죽을 것 같던 때에 드디어 세토내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멋진 풍경이고 뭐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도착했을 땐 운영 시간 마감이 딱 2분 남은 오후 3시 58분이어따! 풍경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땀 범벅 호흡곤란 등산만 하고 마무리 지은 미야지마 방문! 언젠가 꼭 다시 재방문하고 말겠어!

이날의 교훈: 지도를 사슴에게 뺏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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