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나성/왕릉원 방문을 마치고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추가 스탬프 코스인 정림사지로 이동했다. 부소산성까지 다 묶어서 보려면 무더운 대낮까지 일정을 이어가야 했기에 정림사지와 정림사지박물관 방문만 추가하기로 했다. 특히 산성은 오르막이 많기에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운 날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림사지/정림사지박물관 방문 정보

  • 주소: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 이용시간: 하절기: 09:00 ~ 18:00 / 동절기: 09:00 ~17:00
  • 이용요금: 성인 1500원, 청소년 900원, 어린이 700원
  • 이용요금 면제대상: 부여군민, 공주시민, 청양군민, 만6세 이하, 만65세 이상, 장애인, 독립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기타 등등 (해당 신분증 소지 必)
  • 주차장: 정림사지박물관 주차장 이용 (무료)

문화유산 방문 스탬프 위치

문화유산 방문 스탬프는 매표소에 있다. 입장료 계산하면서 스탬프를 요청하면 찍을 수 있게 꺼내 주신다. 당연히 스탬프 찍는 것이 목적이라면 매표소에 사람이 있을 때 방문하자.

부여 왕릉원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2006년에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무려 17년 만이다. 주차장에서 매표소 방향으로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 경관이 너무 예쁘게 단장되어 있었다. 분명 예전엔 이 길이 차도였던 것 같은데, 차도는 온데간데없고 예쁜 산책로가 들어서 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인가 싶어 오래된 사진을 보관 중인 Google Photo에 들어가서 매표소 앞 길 사진을 찾아보았더니…

우와~ 환골탈태가 따로 없다!

국보 정림사지오층석탑

정림사는 사실 절터만 남아있는 상태라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정림사지오층석탑으로 모든 게 상쇄되는 그런 곳이다. 국보 제9호에 빛나는 오층석탑은 석탑임에도 목탑의 형식을 따르는 독특한 탑이고, 백제 멸망 시 소정방이 정복 기념 비문을 이 탑에 남긴 탓에 국사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는 문화재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로 내 한국 귀국 기념 첫 국내 여행지였던 부여에서의 첫 목적지로 이곳을 방문했었다.

정림사지에 입장하자마자 직선 방향으로 연지를 향해 직진했다. 예전엔 연못 모양만 있었던 것 같은데, 연못에 연을 잔뜩 심어 놓았더라. 7~8월 연못에 연꽃이 가득하면 멋진 사진이 탄생하겠구나 싶지만, 더위가 쥐약인 내가 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일은 없을 것이다. 연못 중앙의 다리에서 풍경을 담아 보았으나, 아쉽게도 연못의 다리와 정림사지오층석탑의 중심이 일렬로 배치되지 않아 일직선의 대칭된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정림사지오층석탑을 중심으로 완벽하게 좌우 대칭을 이루는 사진을 찍으려면 연못을 지나 석탑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야 했다. 이 사진을 찍으려고 이날 잊지 않고 광각렌즈만 챙겼다. 저 멀리 지붕과 나무 끝에 걸리는 낮게 깔린 구름이 마치 한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다.

방문객이 거의 없어 정말 사진 찍기 딱 좋았다. 내 시야를 가리는 사람도 없고, 날씨도 너무 좋고, 미세먼지 하나 없고, 기분이 하늘을 뚫고 올라갈 지경이다! 우훗~~

정림사지란?

백제 성왕이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도읍을 옮기면서 사비 도성을 중앙과 동, 서, 남, 북의 5부로 구획하였는데, 이때 나성으로 둘러싸인 사비 도성의 중심에 정림사가 세워졌다고 한다. 정중앙에 위치했다는 사실만을 보더라도 당시 정림사(定林寺)는 백제 왕실의 상징적 존재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정림사는 중문과 탑, 금당, 강당(현재 고려시대 석불과 보호각이 있는 곳)이 남북으로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고, 좌우로 강당의 부속건물(동/서 승방)과 중문까지 이어지는 회랑이 둘러싸고 있어 백제 사비시대의 전형적이 사찰의 배치 양식인 ‘일탑식가람(一塔式伽藍)’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흔적으로만 가득한 이곳에서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오직 오층석탑이란 사실이 많이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빛나는 존재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정림사지박물관 –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의 향연

한창 구경하다 보니 점점 더 한계점을 넘어 더워지고 있었다. 이러다 더위를 먹겠다 싶어 서둘러 정림사지박물관으로 향했다. 17년 전 방문 시에는 시간 관계상 박물관에 들르지 못했기에, 큰 기대 없이 이번에는 들렀다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방문을 했는데, 정작 볼거리는 이곳에 다 있었다! 볼거리로 가득한데 비정기적인 휴관 일정과 방문 일정이 겹치는 불상사 예방 차원으로 방문 전에 홈페이지에서 휴관 유무를 확인하기를 권장한다.

단순히 유물을 설명하는 형식이 아니고, 관람자와의 인터랙션을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요즘 시대의 발전된 학습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강제적 주입식 교육 시대의 인간이라 요즘 애들이 매우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평일이라 박물관 방문자의 대다수가 고령층이셨는데, 인터랙티브 전시물을 어떻게 관람하는지 잘 모르셔서 그런지 눈으로 살짝 쳐다보고 지나치시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내가 시작 버튼을 눌러 관람을 시작하면 그냥 지나가셨던 어르신들이 모두 되돌아와 함께 보시더라. 그저 관심이 없어 지나치신 것이 아니라, 이런 기능이 있는지 모르셨거나 뭔가 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셔서 지나치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을 제공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제 집으로, 그리고 더위 먹음

하나하나 집중해서 보다 보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훅 지났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갔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재밌게 관람했던 박물관을 뒤로하고 이만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점심은 집에서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정에 없던 일정을 추가하고 나니 12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도시락 싸올걸…

20230614 @ 차 안에서 먹는 삼각김밥과 소시지는 역시 최고다

코로나 이후 아직도 외식은 거의 하지 않기에 근처 편의점에서 간편식의 대명사인 삼각김밥과 1+1 이벤트 중이었던 맥스봉을 차 안에서 대충 먹고 집으로 돌아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날 저녁 지쳐 앓아누웠다는 사실 ㅠㅠ

역시 더위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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