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은 라니냐가 끝나고 엘니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평형을 이루는 시기라 예년보다는 조금 무난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한다. 덕분에 내가 6월 중순에도 외출이라는 걸 할 수 있는 날씨를 유지하고 있어 얼마나 기쁜지! 매일 날씨 앱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다 엊그제 오전 중 온도가 20도 중반대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논산 돈암서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하고 싶었으나 올빼미족은 이른 아침 활동이 익숙하지 않다. 도시락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맨밥에 참치캔 하나 챙겨서 출발하고 말았다. 미식과는 거리가 상당한 1인으로 배만 적당히 차면 만족하는 서.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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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탬프가 걸린 논산 돈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 9곳 중 하나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코스 10개 중 하나인 ‘서원의 길’의 방문 거점인 논산 돈암서원은 ‘백제 고도의 길’의 방문 거점에도 포함되어 있다. 일타 쌍피인 중복 거점이라 캠페인 참여 초기에 기념품 신청을 위한 스탬프 수를 빠르게 채우는 데 매우 쏠쏠한 장소이다.
돈암서원 방문 정보
- 주소: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 이용요금: 없음
- 문화관광해설: 동절기 10:00 ~ 16:00, 하절기 10:00 ~ 17:00 (점심시간 12:00 ~ 13:00 제외)
- 주차: 무료 주차 가능
한옥마을 주차 후 좌측 진입로 이용
내비에 논산 돈암서원을 찍고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면 바로 넓은 주차장이 보인다. 이곳에 주차한 후 돈암서원으로 약 200m 정도 걸어 올라가면 되는데, 사실 주차한 곳은 돈암서원 주차장이 아닌 돈암서원 한옥마을 주차장이다. 돈암서원 바로 앞의 노지가 돈암서원 주차장이나 이곳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를 모두 막아 놓은 상태라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모든 차량은 한옥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주차를 한 후 한옥마을 바라봤을 때 왼쪽 방향으로 걸어가야 돈암서원 진입로를 만날 수 있다. 나처럼 별생각 없이 한옥마을로 진입을 하면 돈암서원 안내판이 좌/우 양측에 다 있기 때문에 혼돈에 빠지게 된다. 물론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돈암서원을 만나기는 하지만, 왼쪽 길은 세계문화유산 표지석과 홍살문이 있는 정식 길이고, 오른쪽 길은 다녀서는 안 되는 길처럼 생긴 오솔길을 뚫고 가야 한다. 가면서도 절대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의 길이다… 그러니 제발
인생 편하게 그냥 왼쪽으로 가라!
논산 돈암서원 살펴보기
논산 돈암서원은 구한말 전국적인 서원철폐령에도 철폐되지 않고 보존된 몇 안 되는 유서 깊은 서원이며, 충청 지역의 대표적인 서원이라고 한다. 1634년 김장생(金長生)의 학문과 인품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사원으로, 김장생이 은둔하며 학문과 후진 양성에 힘쓰고자 했던 마음을 담아 은둔하는 곳이라는 뜻의 둔암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돈암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논산 돈암서원에 도착하면 정문인 입덕문 앞에 자리한 산앙루(山仰樓)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누(樓)는 보통 이층집 모양을 이루는데, 일층 바닥은 자연상태, 또는 기단으로 남겨두고 그 상층에 마룻바닥이나 온돌바닥을 이룬다. 일반적으로 수려한 자연경관이나 인공경관을 이루고 있는 산정이나, 언덕, 냇가, 강가, 바닷가, 연못가 등에 건립한다. 강원도 삼척의 죽서루(竹西樓), 남원의 광한루(廣閑樓) 등이 있다. 향교와 서원에서는 누를 건축하여 누 밑으로 출입하고 누 위에서는 시를 짓고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안동의 병산서원의 만대루가 생각나는 것이 우연이 아닌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학생들의 복지를 이만큼이나 생각해 줬는데, 우리나라는 왠지 갈수록 퇴보하는 너.낌…
대한민국 보물 제1569호 응도당
논산 돈암서원에서 제일 유명한 건물은 바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응도당(凝道堂)이다. 응도당은 서원이나 향교에서의 강학(강의, 교실) 공간이라고 한다. 그 용도에 딱 맞춰 내가 방문했던 시점에 어린이들의 학당 체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응도당 사진을 좀 더 찍고 싶었지만, 어린이들의 초상권 이슈를 피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 제발 수업에 집중하고 고개 돌려서 나를 바라보지 말아 줘!!! 먹이를 노리는 승냥이 마냥 옆에서 계속 대기하는 웬 중년의 아줌마가 신경 쓰였을 수 있겠지만, 나도 나름 사정이 있었단다. 빨리 찍고 꺼져주고 싶은데, 너희들이 자꾸 고개를 돌려서 말이지…
응도당이 보물로 지정된 이유는 현재 남아있는 서원의 강당 건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하옥제도(厦屋制度)를 따라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평면구성에서 중당(中堂)과 동서상(東西廂), 중당 뒤에 중실(中室)과 좌우방(左右房)과 동서 협실(東西 夾室)을 두는 것이며 지붕은 맛배지붕 형태에 양 측면에 덧지붕의 일종인 영(榮)을 두는 것인데, 현재 일부 변형이 있었음에도 기본적인 평면구성이나 영이 잘 남아있다]고 한다.
응도당 내부는 아이들 체험 수업 때문에 볼 수 없었기에 맛배지붕 측면의 영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딱 어닝(awning)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어닝이 서양식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한국식이네! 저런 형태가 응도당 외에는 현재 남아있는 곳이 없다니 참 아쉽다. 앞으로 어닝이라고 안 부르고 영(榮)이라고 불러야지~
문화유산 방문 스탬프 위치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참여자로서 놓칠 수 없는 방문 스탬프는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위치한 경희당 외부에 비치되어 있다. 응도당 바로 맞은편이라 매우 찾기 쉽다. 이곳에서 더블 스탬프를 적립한 후 마루에 앉아서 편안하게 응도당 촬영 기회를 노렸다.
예쁜 사진 포인트로 가득한 논산 돈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은 이곳저곳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좋아할 포인트가 상당히 많은 곳이었다. 면적이 그리 넓지는 않은 곳이라 아기자기하게 카메라 앵글에 꽉 차는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딱 표준 화각 내에서 알차게 찍을 수 있는 그런 장소였다. 마침 전날 비가 온 후 서서히 먹구름이 개는 날씨라 적당히 밝으면서도 입체적인 구름이 분위기를 한껏 더해주는 날이라 사진 찍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달까?
논산 돈암사원 방문을 마치며
부지가 넓지 않기 때문에 논산 돈암서원은 넉넉하게 잡아도 1시간 미만으로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서원을 다 돌아볼 때까지 응도당의 학습 체험이 끝나지 않아 응도당 내부 관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발길을 돌렸다. 아직 10시도 되지 않은 데다 날씨가 너무 예뻐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는 너무 아깝지 아니한가?
차 안에서 빠른 속도로 검색을 마친 후 논산 돈암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계백장군유적지와 탑정호수 근처를 구경하기로 결정!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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